‘아들 학폭’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낙마

야, “인사 참사 문책해야...검찰 챙기려다 나라 말아먹어”

2023-02-26     이광길 기자

검사 출신인 정순신(56)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이 25일 낙마했다. 임명된지 하루 만이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 씨는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들 문제’란 정 씨의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중 동급생에게 8개월간 저지른 폭력을 말한다. 2018년 정 씨는 아들에게 내려진 전학 처분에 불복,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여 전학 절차를 1년 가량 지연시켰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5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조금 전인 오늘 오후 7시 반 경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임기 시작이 내일 일요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25일 오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전 검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당연하다”고 쏘아붙였다.

“정순신 전 검사는 그저 학교 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아버지가 아니라 소송을 통해 피해 학생을 극한 상황으로 밀어 넣은 가해자”이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해서 정순신 전 검사와 아들의 가해 행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피해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안 부대변인은 “몇 번째 인사 참사인지 셀 수도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인사 검증 라인을 문책하기 바란다”고 다그쳤다.

정의당 이재랑 대변인은 “학폭을 무마시킨 아버지의 ‘법폭’”이라고 규정했다. “자녀는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교에서 무사히 대학 입시까지 치렀다”며, “아버지의 법기술로 자녀의 학폭 기록이 남지 않게 다듬어 소위 명문대까지 안착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일을 저지르고도 어떻게 뻔뻔히 고개를 들고 공직을 수행하겠다고 자처하는가”라고 질타하고 “지금 사의표명에서 끝날 게 아니라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 규명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이렇게 참담한 인사가 어떻게 검증 시스템을 통과했는지, 전면적인 재점검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검찰 식구 챙기다가 나라 말아먹게 만들 인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