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대한 구상'은 '헛된 망상' 일축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 따위와 바꾸려하겠나"

2022-08-19     이승현 기자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제안에 대해 북한은 차갑다 못해 조롱과 경멸이 물씬 담긴 입장으로 대응해왔다.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은 19일 '허망한 꿈을 꾸지말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리워 뽕밭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직격했다.

담화 전문을 공개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직함없이 실명으로 거명하고는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황당무계한 말 △참 허망하기 그지없다 △마디마디의 그 엉망같은 말 △어리석음의 극치 △그 나름대로의 '용감성'과 넘치게 보여준 무식함 등의 표현으로 조롱과 경멸의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또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래일은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라고 하면서 "'담대한 구상'으로도 안된다고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나흘이 지난 이날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남쪽동네에서 우리의 반응을 목빼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마디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선비핵화를 전제로 한 구상의 비현실성이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고,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이라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최대 규모의 한미합동군사연습이 곧바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인해 북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는 평가이다.

김 부부장은 "'담대한 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년 전 리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 커녕 동족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단정했다.

또 "역대 선임자들은 물론 하내비(할아버지)처럼 섬기는 미국까지 어쩌지 못한 '북핵포기'의 헛된 망상을 멋모르고 줄줄 읽어가는 것을 보자니 참으로 안됐다 하는 안스러움, 분명 곁에서 잘못 써준 글이겠는데 아직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냅다 읽어버렸다는 불쌍한 생각이 든다"고 비꼬았다.

이어 "세상에는 흥정할 것이 따로 있는 법,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천진스럽고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쏘아붙였다.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강냉이떡) 따위와 바꾸자고 하겠는가"라는 것.

김 부부장은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는 표현까지 썼다.

또 17일 북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남측 발표와 달리 평안남도 온천 일대가 아니라 안주시 '금성다리'라고 교정하고는 발사시간과 지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느냐고 조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