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 ‘핵심 가치 공유하는 한미동맹’ 강조

취임 기자회견, “북 핵‧미사일 위협, 억제력 강화하겠다”

2022-05-12     김치관 기자
박진 신임 외교부장관은 12일 오후 5시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첫 약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저는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 비전인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을 위해서 모든 역량과 노력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자 합니다.”

박진 신임 외교부장관은 12일 오후 5시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첫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 일성으로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내세우며 이같이 말했다.

박진 장관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하는 전략 환경 앞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은 이제 능동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 직전 진행된 장관 취임식에서도 이른바 ‘글로벌 가치외교’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장관의 첫 기자회견에는 코로나19 방역을 감안해 언론사 별로 한 명의 기자만 참석이 허용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 장관은 ‘가치외교와 국익의 충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나라”라며 “한국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또 그러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국의 국익 외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국익과 부딪치는 면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국익”이라며 “이 문제는 현명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위상을 감안해서 저희 외교를 앞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그동안 한미동맹이 여러 가지 현안 문제도 있었고, 또 불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 양국 간의 신뢰를 강화하고 또 공통의 이익에 기반해서 포괄적인 전략동맹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신 정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한미정상회담은 신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바로 행해지는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대단히 큰 의미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고 한국과 미국이 공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장관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대북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 장관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겠다”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대북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선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명박 정부 시기 ‘비핵‧개방‧3000’의 재탕 아니냐는 비판들이 인수위 시기부터 나왔고,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한 평가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박 장관은 “그동안에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비핵화를 요구했고, 또 북한은 거기에 대해서 오히려 위협과 도발로 나왔기 때문에 북한이 이러한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불러들이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조현 주유엔 대사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언급한데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는 늘 완전한 비핵화, 또 그 비핵화는 검증할 수 있어야 되고, 또 되돌릴 수 없는 것이어야 된다, 이런 내용들이 예외 없이 들어가 있다”며 “무슨 새로운 것을 다시 강경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이러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와 함께 보내는 차원에서 이해해 주면 되겠다”고 해명했다.

박진 장관의 기자회견에는 조현동 1차관, 이도훈 2차관 등 외교부 간부들이 배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 장관은 “가까운 이웃 국가인 일본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중국과는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로, 중국과는 사드 배치 문제로 둘 다 어려운 숙제들이 놓여있는 상황이다.

박 장관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일본과는 얼마 전에 하야시 일본 외무장관과의 만찬 환담을 통해서 양국이 빠른 시일 내에 관계를 복원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데 공감을 했다”며 “현안 문제들이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지혜를 모아서 양국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러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지금 한국과 일본 간에 협의된 내용”이라는 것.

아울러 한국과 일본 간의 항공노선 재개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와 역사적 또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나라이고, 또 경제통상 면에서 우리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라며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면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히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꾸준하게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 장관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수인사를 나눴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 장관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대해서도 신정부는 긍정적으로 이것을 검토하고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고 CPTT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IPEF는 지금 현재 미국과 또 일본과 한국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싱가포르, 필리핀 이런 나라들이 어떻게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이러한 공동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에 대해서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당연히 미국 측과도 이 문제에 대해서 조율을 하고 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중국과 직접적으로 이해 상충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이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한국이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갈 것”이라고만 했다.

이외에도 박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동시에, 우리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고 지역별 맞춤형 전략 및 상생공영 외교를 추진할 것”등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교적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재외동포와 재외국민들에 대한 지원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