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북 대화와 외교 길로 복귀하도록 공조”
블링컨, 정의용 임기 마지막날 통화 요청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9일 오전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의 요청으로 장관 임기 중 마지막 전화 통화를 했다.
외교부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 장관은 지난 1년 3개월여간 개인적인 신뢰와 유대 관계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우크라이나·아프간·미얀마 사태 및 코로나19, 기후변화, 공급망 문제 등 다양한 지역 및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온 것을 만족스럽게 평가하였다”고 전했다.
예전에 비해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듯 국제적 사안들에 대한 한미 간 협력이 현저히 증가한 것.
외교부는 또한 “양 장관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북한이 한반도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복귀하도록 한미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아래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3월 24일 신형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와 4월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잇단 군사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한미 양국은 ‘규탄’ 외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적 대북 규탄이나 추가제재는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만한 특별한 유인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정 장관은 신정부 출범 후에도 양국 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을 계속해서 발전·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에 대한 블링컨 장관의 변함없는 지지를 당부하였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안보실장을 거쳐 외교부장관을 맡은 정의용 장관은 9일이 마지막 근무일이며, 블링컨 장관은 그동안의 협력관계를 배려해 전화를 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석열 당선자 측은 서울 한남동 소재 외교부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겠다고 발표,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직을 맡더라도 새로운 공관을 물색해야 하는 형편이다. 박진 후보자의 국회 청문보고서는 차기 정부 출범 하루를 앞둔 9일 현재까지 채택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