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대화 재개와 평화 노력 지속되길”
9일 오후 6시 직원들과 시민들 환송 받으며 청와대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퇴임연설을 통해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활용해 “고조되던 한반도의 전쟁위기 상황을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키며,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었다. 한편으로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 우리가 넘어야 할 벽”이라고 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셈이다.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조건이고, 번영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강제징용판결’에 반발한 일본의 무역 보복(‘수출규제’)과 2020년 이후 2년 넘게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많은 분야에서 ‘선도국가’가 되었다고 자평했다.
“우리 정부도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부심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한 마음”이며,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부러움을 받는, 그야말로 ‘위대한 국민의 나라’”라며,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6시 청와대를 나왔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성공한 대통령’, ‘최고의 대통령님은 저의 영광이었습니다’, ‘최고의 1826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직원들이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했다.
청와대 정문을 나온 후 분수대 앞에서는 시민들의 환송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되었다.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며,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로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난다. 특히 효자동, 청운동, 신교동, 부암동, 북촌, 삼청동 인근 지역의 주민들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다”면서 “역대 대통령들을 대표해서 특별히 인근 지역 주민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물었고, 환송 나온 시민들은 “네”라고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고, 시민들이 “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서울 시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0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 부부는 김부겸 국무총리, 국무위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이어 용산구 효창공원 독립유공자묘역을 찾아 백범 묘역, 삼의사 묘역, 임시정부 요인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