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성공한 역사 더욱 축적해나가야”
‘이명박·김경수 사면론’에는 “국민 지지가 판단 기준”
“혹시라도 이 청와대 시대를 끝내는 것이 그동안의 우리 역사, 또는 청와대의 역사에 대한 어떤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뭔가 청산한다는 의미로 청와대 시간을 끝낸다면 저는 그것은 다분히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고별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관저를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 결정함에 따라 끝나가는 ‘청와대 시대’에 대한 소회를 밝힌 셈이다.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지금에까지 우리 역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한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가장 성공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이것은 국제적인, 객관적이고 엄연한 평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말하자면 뭔가 청산하고 바꿔야 된다는 대상으로 여긴다면 저는 그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성공한 역사를 더욱 축적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때 ‘촛불혁명-적폐청산’을 외쳤으나, 이제는 정권교체에 따라 ‘청산’ 대상이 된 문재인 정부의 처지를 의식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는 한때 ‘구중궁궐’ 말을 들었을 때도 있었지만,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역시 계속해서 개방을 확대하고 열린 청와대로 나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앞길에 이어 인왕산과 북악산이 전면 개방되었으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청와대 경내를 둘러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개방돼 나가고, 또 열려 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정말 세계적으로 대격변의 시대를 겪었다”면서 “그 격변의 시대 속에서 그래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그 격변을 이겨내면서 그것을 오히려 기회를 삼아 더 선도국가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끝나면 그냥 평범한 국민,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생각”이라며 “오며가며, 우연히 보게 되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혹시 제가 못 알아보거든 청와대 시대 마지막 출입기자였다고 소개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5월 9일 오후 6시에 퇴근해 서울시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잔 뒤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그 직후 KTX를 타고 경남 양산에 있는 사저로 향할 예정이다.
지난 20~21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가 출범하는 그 순간까지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한반도의 대화 분위기가 계속되고 다음 정부로 이어지게끔 하기 위한 차원의 노력으로 봐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 지사, 정경심 교수,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