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북 강경기류에 중국의 ‘건설적 협력’ 당부
노규덕 한반도본부장, 美 성김‧中 류샤오밍과 유선 협의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 재검토 보도가 나오자 외교부는 미국, 중국 등과 접촉,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노력하기로 했다.
외교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오후 성 김(Sung Kim)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유선 협의를,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유선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는 이날 한미 수석대표 협의 결과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는 오직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만 진전이 가능하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 네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진행했고,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회의에서 “미국의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대조선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없이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 과업들을 재포치하였”다며 “우리(북)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최근 한반도 정세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북한의 일련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외교부는 한중 협의 결과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및 당 중앙위 정치국회의 발표를 비롯하여 최근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고, 추가 상황 악화 방지 등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면서 “노 본부장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이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조속한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중측의 건설적 협력을 당부하였다”고 전했다.
미‧중 양측에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공조와 노력을 다짐한 셈이다. 다만, 중국 측에는 남북‧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 협력’을 당부해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 북중 접경지역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다고 확인했다. 북측이 코로나19 방역조치 일환으로 국경을 봉쇄한지 약 2년만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우리는 안보리 성원들이 장기적이고 대승적으로 현 상황을 세밀하고 신중하게 보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춰 중국이 제출한 관련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여 정세를 안정시키고 신뢰를 쌓고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쌍궤병행’ 구상과 ‘단계적-동시적 접근’에 따라 북한이 이미 취한 비핵화 조치에 맞춰 민생 분야 제재를 일부 해제하자는 취지의 안보리 대북결의 초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오는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남북‧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으려했지만 미국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북한이 불참하면서 검토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도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