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차관, ‘종전선언’ 등 협의만 되풀이
최종건 차관, 워싱턴서 미·일 외교차관과 협의
미국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웬디 셔먼(Wendy R. Sherman)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회담을 갖고 종전선언 등을 협의했다.
외교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 차관은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방안에 대해 각 급에서 소통과 공조가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평가하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북측의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논의의 범주를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 간에는 차관급 대면협의는 물론 대북정책 수석대표들의 잦은 대면협의 등이 진행됐지만 종전선언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북측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는 유효한 방안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최 차관은 15일 워싱턴에 도착해 종전선언에 대해 “한미가 이견 없이 합의”했다며 “조만간 결과가 있을 거 같고”라고 발언해 모종의 합의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최 차관은 종전선언은 상대가 있기 때문에 한미간 합의한 결과를 가지고 “북에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이 신뢰 구축을 위한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조치라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서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종전선언 추진 문제와 관련해서 한미 양국은 상호 바람직한 방향으로 속도감 있게, 구체적이며 진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최종건 차관의 관련 발언은 대북 관여의 지속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부는 “양 차관은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내일(11.17.) 개최 예정인 제9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도 건설적인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최종건 차관은 한일, 한미일 차관협의를 가진 뒤 보스턴을 거쳐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한미 외교차관회담은 올해 세 번째로 개최된 양 차관 간 대면 회담으로, 1:1 단독회담을 포함하여 60여 분간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며 △한미 동맹,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양 차관은 한미 동맹의 협력 지평이 지속 확대되고 있음을 평가하고, 중미, 이란, 서아프리카 등 주요 지역 협력 방안 및 기후 변화, 코로나19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하였다”면서 특히 “양 차관은 한-이란 현안에 대해 협의하였으며, 최 차관이 이란핵협상 관련 필요한 외교적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강조한 데 대해 셔먼 부장관은 우리의 기여와 역할을 평가하고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나가자고 하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