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한반도 평화에 러측의 ‘건설적 역할’ 강조

한러 대북 수석대표 협의...‘대화 재개’ 필요성 공감

2021-08-24     김치관 기자

한국과 러시아의 대북정책 수석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나 러시아 측의 ‘건설적 역할’을 재확인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은 러시아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Igor Morgulov)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과 한러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최근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한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다”고 밝혔다.

마르굴로프 수석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방한해 이도훈 당시 한반도평화본부장과 협의를 가진바 있고, 노규덕 본부장과는 첫 협의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진행 중인 가운데 노규덕 본부장은 전날 성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이어 러시아 수석대표와도 협의를 이어간 것.

외교부에 따르면, 노규덕 본부장은 “북미 대화 재개 및 남북 협력 증진을 위한 그간의 러측 지지와 협조를 평가하고, 안정적 상황 관리 및 북한의 대화 복귀 견인을 위한 러측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고, 마르굴로프 수석대표는 “한반도 및 역내 정세 안정의 중요성과 북미·남북 대화를 포함한 관련국들 간의 조속한 대화 재개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이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러측으로서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의향을 재확인”했다.

북측과의 ‘대화 재개’와 러측의 ‘건설적 역할’이 키워드인 셈이다. 그러나 러시아 측의 건설적 역할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양측은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한러 간 각 급에서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특히 마르굴로프 수석대표는 차기 협의를 위해 노 본부장의 방러를 초청하였다”고 전했다.

앞서,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은 23일 오후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제19차 한-러 정책협의회’를 갖고 양국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23일자 보도자료에서 “여 차관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양국 간 교역 규모(119억불)가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을 환영하고, 정치·경제·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양국 간 협력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자고 하였다”며 “양측은 한반도과 유라시아 평화·공동번영의 공통이해를 바탕으로 ‘9개다리’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을 꾸준히 진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한러 양국은 △에너지 △철도·인프라 △조선 △항만·항해 △농림·수산 △보건 △투자 △혁신플랫폼 △문화관광 등 9개 핵심 협력 분야를 ‘9개 다리’로 명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