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의 두 번째 접촉 시도에도 반응 없어”

2021-05-06     이광길 기자

“바이든 팀은 지난 2월 조용히 북한 측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바이든 팀이 막 검토가 끝난 결과를 전하기 위해 두 번째 시도를 했으나, 김(정은) 정권은 응답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이 5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든의 대북 전략 : 서두르되 기다리기’라는 칼럼에서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접촉 시도 시점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대북정책 검토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의 새 정책은 ‘전부 아니면 전무’ 합의 보다는 ‘점진적인 스몰딜’을 추구하는 것이다. 젠 사키 대변인은 “그랜드바겐 달성에 초점을 맞추지도,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긴은 “바이든 정부의 정치적 셈법은 꽤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동맹들과 협의하면서 제한된 목표를 설정하고 외교의 문도 열어뒀다. “그러나 일부 당국자, 전문가, 외교관들 사이에는 외교에 시동을 걸기 위한 적극적인 계획이 없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현상유지라는 익숙한 패턴으로 빠져들 수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북한은 높은 순위에 있지 않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아직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임명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반면, 대북인권특사는 임명할 예정이다.   

북한 전문가 제니 타운은 로긴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발언에 대한 북한의 호전적인 반응은 미국으로부터 단지 대화하자는 말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이나 제안이 있기 전까지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고 풀이했다. 게다가 블링컨 국무장관은 관여할지 말지 북한이 결정할 때까지 미국은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제니 타운은 “바이든 정부가 문서로는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나, 북한이 먼저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전략적 인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기다리며 지켜보기’ 접근법으로는 현상유지가 불가능하다.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 질적으로 개선되고 양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에게는 협상 조건이 나빠지고 북한이 가진 지렛대는 커진다는 뜻이다.

로긴은 “미국의 대북 선택지는 나쁜 것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제재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없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의 협상 복귀를 위해 정치적 양보가 필요할 수도 있고, 협상이 시작된다고 해도 수년 간의 어렵고 위험한데다 보상은 낮은 외교를 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팀은 더 노력해야 할 것이고, 늦기보다는 더 빨리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로긴은 충고했다.

이와 관련, 6일 통일부 당국자는 “(정책검토) 결과 설명을 포함한 북미(대화) 복원을 위한 여러 접촉과 시도는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북의 태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담화 외에 별 다른 반응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