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개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

2000-10-12     박희진기자
박희진기자(hjpark@tongilnews.com)


한반도 통일 문제 해결의 또 하나의 축, 북미관계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1일 조명록 특사와 클린턴 대통령의 나란히 앉은 사진보도와 함께 기사가 나가자 정치권의 여야 대변인은 각각 다른 입장의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남북관계 진전의 촉매가 될 것이라며 환영을 표시한 반면 한나라당은 동족간 테러행위에 대한 진솔한 반성을 촉구했고, 자민련은 이번 회담으로 북한의 `통미봉남`이 노골화할 것을 우려했다.

민주당은 북미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환영하였다.
박병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정상적인 외교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하며, 이들의 관계 정상화가 향후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에 큰 기여를 하게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또 "북한과 미국의 관계회복 움직임은 6.15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움직임에 기반하고 있다"며 북미관계 정상화는 세계평화뿐 아니라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 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북.미간 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 등과 관련해 갖는 의미는 인정하면서도 자칫 한.미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표정이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이 진정 테러지원국의 멍에를 벗기를 원한다면 먼저 7천만 민족 앞에 자신들이 저지른 엄청난 테러행위에 대해 진솔히 사과하고 믿을만한 후속조치를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권 대변인은 또 `미국이 미사일 개발중지와 북한지원이라는 일종의 거래차원에서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한.미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가 `통미봉남`으로 흐를 것을 경계했다.

자민련의 변웅전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북미회담을 6·15 공동선언 이후 한반도에서 약화된 영향력을 회복하는 계기로 활용하려는 반면, 북한은 그들의 통일전선 전술인 `통미봉남` 정책을 확고히 굳히는 계기로 삼으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고 매우 보수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