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선언 이후 첫 갈등 조짐
2000-10-09 연합뉴스
북측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7일 대변인 성명으로 남측의 국방예산 증액을 비난하며 `남조선 당국이 우리(북측)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쟁책동에 매달린다면 마땅히 그에 상응한 자위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또 8일 오전 9시 평양방송을 통해 `노동당 창건 55돌에 즈음하여 남측의 여러 정당 단체들과 각계 인사들이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며 `남측에서 오는 손님을 태워 오기 위해서 10월 9일 오전 9시에 우리 비행기가 김포 비행장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24시간 전에 민항기 파견을 일방 통보해 왔다.
남측 일부 여론 또한 북측의 노동당 창건 55주년 행사와 관련한 남측 인사 초청에 대해 북측의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이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측 노동당 창건 55주년 행사 참관을 희망하는 남측 일부 사회단체관계자들은 이날 낮 정부 중앙청사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을 방문, 단체별로 3명으로 정한 방북단의 숫자를 제한하지 말 것과 재판에 계류중이거나 수사중인 사람에 대해서도 방북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정치적 언동을 하지 않는다는 방북 인사들의 각서 작성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으나 정부는 국민 정서를 감안해 각서를 제출하지 않는 인사의 방북은 불허할 방침을 확고하게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정부는 이례적으로 방북 희망 인사들을 통일교육원이 아닌 정부 중앙청사 4층 통일부 회의실에서 방북 안내 교육을 실시하는 등 편의를 제공키로 했다.
또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의 실무협의를 통해 북측 민항기의 9일 오전 김포공항 도착 문제를 적극 수용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으로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남북관계 진전의 내실을 꾀할 때가 됐다`며 `94년 정상회담추진과 이인모 노인 송환으로 마련된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문파동으로 급속히 냉각됐던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200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