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대한 남북한 시각 차이

2000-10-06     연합뉴스
북한이 남측 정당 단체들과 각계 인사를 노동당 창건 55주(10.10) 행사에 초청한 배경과 관련, `조상 전래의 풍속과 전통에 따라 명절을 함께 쇠자`는 의미라고 밝힘에 따라 북한의 `명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설이나 추석 등 전통명절만을 명절로 취급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정권 수립일, 노동당 창건일 등 각종 기념일도 모두 `명절`로 취급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에서는 추석이나 음력설보다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비서의 생일, 노동당 창건일 등을 더 큰 `명절`로 여기고 있다.

북한 조선말대사전은 `명절`에 대해 크게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로 나라와 민족의 융성발전에서 매우 의의깊고 경사스러운 날로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경축하는 기념일이다.

대표적으로 김 주석과 김 총비서의 생일이 있다.

북한은 지난 74년부터 김 주석의 생일(4.15)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제정한 데 이어 82년부터는 김 총비서의 생일(2.16)도 함께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하고 생일 당일과 이튿날 2일 간 공휴일로 정했다.

이외 국가적 기념일에는 당창건일, 군 창건일인 건군절(4.25), 광복절(8.15), 정권수립일인 국경절(9.9), 헌법 제정일인 헌법절(12.27) 등이 속하며 모두 공휴일로 돼 있다.

다만 기념일이 5,10년 주기 일 때에는 특별히 2일 간 쉬는 경우가 많다.

둘째로 북한 `명절`에는 사회의 일정한 부문이나 인민경제의 한 부문에서 경축하는 기념일이 포함된다.

소년단 명절인 소년단 창립일(6.6절), 토지개혁법령 발표일인 농업근로자절(3.5), `사회주의교육테제` 발표일인 교육절(9.5),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되는 식수절(3.2), 공군절(8.20), 해군절(8.28), 청년절(8.28) 등 수십여 개의 부문별 기념일이 있다.

그러나 이런 기념일은 `명절`에 속하지만 국가적으로 공휴일이 아니며, 이날에는 해당부문 근로자들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셋째는 `국제노동계급과 세계인민들의 사회계급적 해방과 전투적 연대성을 강화하기 위해 경축하는 기념일`도 `명절`로 취급하고 있다.

국제노동자절인 5.1절, 세계 여성의 날인 3.8절(국제부녀절) 등이 그것이다.

이 날은 국가적 명절로,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끝으로 북한에서는 신정, 구정, 단오, 추석 등 해마다 민속적으로 즐겨오는 날을 명절로 쇤다. 남한과 같은 의미의 명절은 이것뿐이다.

북한은 신정을 민속명절 중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겨 김 주석과 김 총비서 생일과 같이 2일 간 공휴일로 지정했으며 그외 민속명절은 각각 하루씩 쉬도록 하고 있다. 구정과 단오는 지난 88년 부활됐다.

북한은 이렇듯 각종 국가적 기념일도 전부 `명절`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지난 3일 남측에 편지를 보내 `명절`인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남북이 함께 즐기자고 제의했으며, 5일에는 북한의 제의를 정치색으로 보는 남측의 일부 주장에 대해 조상 전래의 풍습에 따라 `명절`을 함께 즐기자는 의미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각종 기념일 등에 대해 남한 일부에서 `사회주의 명절`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호칭을 전혀 쓰지 않는다. (연합200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