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시범단, 평양 태권도전당서 단독공연

"‘태권도가 하나다’, 민족의 무술로 알렸으면 좋겠다"

2018-04-01     평양공연 공동취재단/김치관 기자
▲ 남측 태권도시범단 단독 공연이 1일 오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열렸다. 품새 시범중인 남측 태권도시범단. [사진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남측 태권도시범단 공연을 의자에 기대어 느긋하게 지켜보던 북측 관람객들이 송판격파가 시작되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을 보이더니 신나는 음악에 맞춰 공연하며 박수를 유도하자 박수로 호응했다.

남측 태권도시범단 단독공연이 1일 오후 4시(평양시간, 서울시간 4시 30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천 3백여 평양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북측 김명호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방송원이 “지금부터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개막을 선언한 뒤 가볍고 경쾌한 리듬에 맞춘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된 공연은 품새와 격파, ‘고향의 봄’, 편곡된 ‘아리랑’ 등에 맞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 2,300 좌석을 가득 메운 평양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권도시범단이 품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이날 공연주제는 ‘점화(點火), 가슴에 불을 붙이다’이고, ‘인간의 근본인 공, 경, 충을 태권도의 정신(예의, 염치, 극기, 백절불굴)에 담아 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스트릿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지만, 공연 중 방탄소년단의 노래 ‘파이어’에 맞춰 공연을 하는 부분에서 관객들은 굳은 표정으로 박수를 유도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북측에서는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호 내각 사무부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서기국 국장, 배명만, 박영철, 엄정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주석단에 자리했고, 남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 등이 자리잡았다.

이날 공연이 펼쳐진 태권도전당은 평양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1992년 9월 완공됐으며, 2017년 8월 21일 개건됐다. 총 2천 3백여 석에 연건평 1만8천㎡로 축구장 3배 정도 크기다.

▲ 남측 태권도시범단이 1일 오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단독공연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시범단이 50분 정도의 공연을 마치자 주석단에 자리한 남북 주요인사들이 경기홀로 내려와 시범단과 일일이 악수 뒤 단체촬영을 진행했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은 ”아주 성의있게 준비하고 수련하는 성원들 자체가 성의있게 수련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 태권도 호상 발전에서 좋은 점들을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의성 태권도시범단 주장은 “평양에서 이번에 처음 공연을 하게 됐는데, 뜻깊다”며 “우리 태권도를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에 연합동작에서 잘 지켜봐 주셔서 고맙고 격파에서 환호성도 해주시고, 춤적인 부분은 같이 박수를 쳐주셔서 신나게 기쁘게 할 수 있었다”면서 “남북 태권도가 같이, 따로따로 아닌 같이 합동시범해서 ‘태권도가 하나다’, 민족의 무술 무도로 알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시범단이 태권도전당에서 단독공연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2일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ITF(국제태권도연맹) 태권도시범단과 합동공연을 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시범단은 2일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ITF(국제태권도연맹) 태권도시범단과 합동공연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