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 스키장, 훈련하기 좋은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돌입..북측 선수단 전원 1일 비행기로 방남
“마식령 스키장은 굉장히 훈련하기 좋은 스키장이다.”
마식령 스키장에서 처음 스키를 탄 남측 스키선수의 소감이다. 3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공동훈련이 진행 중이다.
남북 선수들은 이날 오후 3시(서울시각)부터 1시간 30분 동안 마식령 스키장에서 코스답사 차 자율스키를 탔다. 남측 선수 24명이 스키를 탔으며, 북측 알파인스키 선수들도 함께했다.
곤돌라를 타고 대화봉 정상 올라선 남북 선수들은 단체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자율스키를 탄 박제윤 경기도체육회 소속 알파인스키 선수는 “(남측 스키장과 비교해) 크게 부족하지 않은 스키장”이라며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훈련하기 좋은 스키장이었다. 설질이 괜찮고 선수 입장에서는 지형 변화가 많고 슬로프의 각이 클수록 좋은데 이 스키장을 그런 측면에 있어 좋은 조건을 갖춘 스키장”이라고 평가했다.
홍인기 감독도 “최근 만들어진 정선 중봉 스키장과 비교해 봤을 때, 그곳과 비슷하다”며 “주로가 길고 중간에 경사가 심하다. 이런 이유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2013년 2월 조성에 들어가 그해 12월 완공됐다. 1천4백만㎡ 면적에 10개의 슬로프로 구성되어 있는데, 총 길이는 17.58km이다.
공동훈련에 참여한 남북 선수들은 각각의 스키복에 번호표를 달고 그 위에 북측은 초상휘장을, 남측은 태극기를 달지 않기로 합의했다. 다만, 번호표 위를 제외한 부분에 양측을 상징하는 문양을 넣는 데는 합의하지 않아, 남측 선수 중에는 태극기 문양이 그려진 옷을 입기도 했다.
북 선수단, 1일 항공기로 방남..기장 “누군가 앞서 걸었던 피땀 어린 노력”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들은 오는 1일 오후 5시 15분경 남측 방북단과 함께 비행기를 이용해,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한다. 남북 선수들이 함께 비행기를 이용해 방남하는 것도 이번은 처음이다.
애초, 지난 17일 합의에서 북측 선수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기로 했지만, 항공로 이용으로 바뀐 것.
공동훈련에 참여하는 북측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한춘경, 박일철, 리영금, 알파인스키 선수 최명광, 강성일, 김련향 등과 피겨 스케이팅 페어 렴대옥, 김주식,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정광범, 최은성 등 총 10명을 포함해 32명 선수단이 방남한다.
이날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방북단은 오전 10시 43분 양양국제공항을 이륙, 동해항로를 통해 디귿 형태로 올라가 오전 11시 6분 영공을 통과해, 낮 12시 11분(서울시각)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방북단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OZ1358편 비행기가 영공을 통과하자, 차호남 기장은 “여러분 지금 막 (북한 영공을) 통과했습니다. 누군가가 앞서 걸었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게 됐습니다. 굉장히 감격스럽습니다”라고 방송했다.
비행기가 갈마비행장에 착륙하고 방북단 일행이 내리자, 김철규 갈마비행장 항공역장이 마중을 나왔다. 검역신고와 세관 통과 등의 정식 절차를 마치고 입경하자, 북측 리항준 체육성 국장이 영접했다.
이어 선수단을 태운 버스 1대, 기자단과 지원단을 태운 버스 1대 등 총 2대의 버스는 갈마비행장을 떠나 40분을 달려 마식령 스키장에 도착했다.
방북단 일행은 마식령호텔 2층 식당에서 19개 코스요리의 점심을 먹었다. 남측 선수들은 “너무 잘 나왔다.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맛있다”고 감탄했다는 후문.
북측은 남측 선수단을 제외하고 기자단과 지원단을 위해 스키복, 모자, 고글, 장갑을 한 세트씩 마련했으며, 스키 부츠, 스키 폴 등 원하는 사람은 모두 받아서 쓸 수 있도록 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취재진은 2백석 규모의 라운지 형태의 휴식장을 방문했으며, 북측 책임자 정명 씨는 “보통 12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운영한다”며 “겨울에 수백 명 정도가 하루에 온다. 당일치기로 가족 단위로 즐기러 오는 분들도 많다”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