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박 대통령 방미 기대"

일본 언론들 "한일관계 개선 실마리 찾을 기회 상실해"

2015-06-11     이광길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연기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10일(현지시각)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박 대통령이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기회가 상실됐다고 우려했다.

제프 래스키 미 국무부 공보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통령 방미 연기'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박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 한미동맹, 지역 안정과 안보에서 한미동맹의 중요한 역할, 케리 장관이 최근 방한 때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을 포함한 지역 현안과 중요한 국제 문제에서 한국의 역할 증대 등을 협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1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공식발표 이전에 청와대와 외교부 고위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의했기 때문에 방미 일정 연기를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이해를 표시했다.

정상회담 예상 의제에 대해서는 △정상들 간 개인적 친분 강화,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 확보, 경제관계, 국제적으로 함께 수행하는 활동 등에서 계속 성과를 내는 문제, △사이버, 우주, 에너지, 환경기술 등 '뉴프런티어' 분야에서 신속한 대응 및 전략방향 수립이라고 짚었다.

차분한 미국과 달리, 확정되지 않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첫 일본 방문설을 흘리며 '언론플레이'에 열중하던 일본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3국 협력 강화에는 양호한 한일관계가 불가결하다'는 입장을 전할 것이 확실했던 만큼 방미 연기로 인해 일.한관계의 조기 개선 실마리를 찾을 기회가 상실됐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미국이 일.한에 관계 개선을 압박하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4∼5월 방미 때 일본의 생각을 주장해 (미국으로부터) 일정한 이해를 얻었다"면서 "이번 연기로 박 대통령이 (자기) 입장을 설명할 기회가 멀어졌지만 이를 알면서도 국내 상황을 우선한 것"이라고 봤다.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의 예정을 연기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전제로 해서 한.일 간에 조율 중이던 21~22일께 윤병세 장관의 일본 방문 일정에도 유동성이 생겼다고 우려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오는 22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 참석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지 지켜보고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1일 도쿄에서는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가하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관련 제8차 국장급 협의가 열린다. 일본측은 이 협의에서 윤병세 장관의 방일 문제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 등을 논의하길 바라고 있다. 

(추가,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