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회담 남북대표단 양측의 협상전략

2000-09-26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임하는 남북 대표단은 첫 대면에 대한 부담감 만큼이나 서로 치밀한 사전대비를 한것으로 보인다.
특히 24일 남측 수석대표인 조성태국방장관과 차석대표인 김희상 육군중장은 각각 북측 수석대표인 김일철(金鎰喆.차수) 인민무력부장과 단독 `차량회담`을 갖는 등 회담성과를 최대화 하기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엿볼수있다.

회담 전략과 관련, 남측은 북측 대표단이 남한을 먼저 방문한 점을 고려해 북측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의제를 찾돼 무리하게 우리측안을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측의 이같은 전략에는 국방회담을 정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배여 있는 것으로 남측은 25일 오전 첫 회담 기조연설에서 `국방회담 정례화`를 제기해 이같은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남측은 회담 공식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략요원으로 지난 92년 남북고위급회담 준비 경험이 있는 윤일영 육군준장과 군비통제 정책 전문가인김경덕 육군준장을 긴급 투입해 북측의 협상전략을 분석하고 있다.

북측 대표단 또한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남측의 전략을 면밀? 분석하고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대표는 남측 조 장관과 김 차석대표와의 `차량회담`에서도 회담의제에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채 주로 우리측이야기를 경청한 수준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 군내 대남전략통인 노승일, 류영철 대좌(한국 대령급)를 포함시켜 나름대로 치밀한 협상전략을 수립했다.

노 대좌는 인민무력부 정찰국을 거쳐현재 대외사업국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리웅걸`이란 가명으로 남한을 방문한 전력을 갖고 있다.

류 대좌 또한 인민군 총정치국 산하로 일명 `적공조`를 운영하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롯해 군사분계선 일대 우리측 장병들을 대상으로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는 판문점대표부 부장을 맡는 등 군내 대남통이다.

그러나 일단 이번회담에서 경의선 철도 연결과 문산-개성간 도로개설에 따른 군사적인 문제로 의제를 한정하고 있는 북측이 제주도 도착 첫날인 24일 예정에 없던평양과 직통전화를 개설해 신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있다.

북측은 판문점을 경유한 제주-평양간 직통전화(수동 3회선, 자동 1회선)를 통해평양으로부터 훈령을 받고 있는것으로 전해져 회담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는게 우리측 분석이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북측이 당초 `뻣뻣한 자세`에서 다소 유연한 태도로 돌아선 것은 북한군부로서는 첫 남한행인 만큼 `통일`에 대한 의지를 북한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200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