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숙소 두고 마찰

北 "금강산.외금강호텔 안된다", 南 "유감..사용해야겠다"

2013-09-05     조정훈 기자

▲ 이산가족상봉면회소. 남북은 이산가족상봉행사 남측 인원들의 숙소를 두고 마찰을 보였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 이산가족상봉을 20일 앞두고 남북 당국이 금강산 내 남측 이산가족상봉 인원들의 숙소를 두고 마찰을 보였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위원장 강수린)는 남측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 유중근) 앞으로 "금강산 관광이 예약되어 있어서 외금강호텔, 금강산호텔을 이용할 수 없다"며 "해금강호텔과 현대생활관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한적은 5일 오전 전통문을 보내, "해금강호텔과 현대생활관을 우리측 숙소로 제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외금강호텔과 금강산호텔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행사 남측 인원들의 숙소로 해금강호텔과 현대생활관을 제안한 이유로 '관광객 예약'을 이유로 들었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에 남측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남측 인원 숙소로 제안한 '해금강호텔'. 2008년 이후 점검.보수가 되지 않아 안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관례에 따라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을 사용해야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생활관의 경우는 100명 수용시설이고, 해금강호텔은 310명 수용 시설로 지난 4~17차 상봉에 사용됐다. 하지만 해금강호텔의 경우, 지난 2008년을 마지막으로 2년마다 점검을 해왔지만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면회소의 경우는 단체상봉, 개별상봉 등이 이뤄지는 곳으로, 개별상봉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숙소로 활용할 수는 없다.

이에 한적은 통지문에서 "해금강호텔은 2008년 이후 점검과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안전에 문제가 있고 현대생활관은 규모가 작아 우리측 이산가족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며 "2009년과 2010년 상봉행사에서와 같이 우리측 숙소로 외금강호텔과 금강산호텔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남측 인원들의 숙소를 두고 이견을 보여 행사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이산가족 상봉 시설점검을 위해 남측 인원 48명이 2년만에 금강산에 체류, 보수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현재 금강산비치호텔(일연 인베스트먼트)에 머물고 있으며,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