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담, 남북 신경전...전화도 불통
2000-09-23 연합뉴스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호텔에 머물고 있는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까지 아무 접촉을 갖지 못한채 서울과 평양의 지침을 기다리다 오후 3시 30분 남측 제의로 실무대표 접촉을 가졌다.
이날 접촉은 남측에서 고경빈, 북측에서 리금철 대표가 각각 수행원 1명씩을 대동한 가운데 약 35분동안 진행됐다.
이 접촉에서 남측은 조속한 생사확인의 필요성과 겨울철을 감안한 10월과 11월 중순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측은 현실적인 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생사확인을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의 고 대표는 접촉에 앞서 `지난 20일 북측에 제안한 남측 입장에서 변한 것은 없다`며 `일단 북측의 현재 생각을 들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성과 없이 길어짐에 따라 당초 22일 회담을 마치고 금강산 관광선 풍악호 편으로 돌아갈 예정이던 남측 대표단은 일정을 하루 연장, 23일 밤 금강호편으로 장전항을 출발해 24일 오전 동해항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금강산과 서울을 잇는 통신망이 두절돼 남측 대표단은 장전항의 현대측 위성 통신망을 이용하는 등 회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북측 사리원시 인근에서 통신사고가 발생해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금강산을 잇는 남북 직통 전화망이 끊겼다`며 `22일 오후 늦게나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남측 회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생사확인을 일괄적으로 시작해 가족의 생사 만이라고 알고자 하는 이산가족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라며 `이산가족 방문단 추가 교환 일시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혀 이날 대표 접촉에서 일괄적인 생사확인 방안을 북측이 수용할 경우 11월, 12월초 방문단을 교환하자는 북측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200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