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 종료
(23보) 남북, 재발방지 논의 위해 후속회담하기로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지난 6일 오전 11시50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시작한 이후 하루를 넘겨 마라톤 회의가 열린 끝에 7일 새벽4시 5분 합의문에 서명했다.
앞서 남북은 개성공단 재가동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남측은 개성공단 재가동 방안으로 북측의 일방적 조치에 따른 입주기업 피해에 대한 입장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토대로 △완제품 및 원부자재 조속 반출, △이를 위한 우리측 인원 출입경 보장과 통신선 복구를 제시했다.
이에 북측은 공장운영 우선 원칙을 강조하며, △설비 점검 최우선 협의, △완제품 반출 뒤 원부자재 반출 고려를 제시하며 이견을 보였다.
앞서, 남북 대표단은 오전회의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입장 차를 확인한 이후, 오후회의에 들어서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대표단은 저녁식사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공식적인 회의를 열지 않더라도 연락관 접촉을 통해 의견을 조율 중"이라며 "회담 결과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전회의를 오전11시50분부터 12시 23분까지 가진 뒤, 오후 1차회의(6일, 오후3시10분~오후3시45분), 2차회의(6일, 오후5시50분~오후6시5분), 3차회의(6일, 오후7시50분~오후8시50분), 4차회의(6일, 밤9시40분~밤9시50분), 5차회의(6일, 밤10시20분~밤10시25분), 6차회의(6일, 밤11시50분~밤11시55분), 7차회의(밤0시40분~새벽1시), 8차회의(새벽1시30분~새벽1시35분), 9차회의(새벽2시15분~새벽2시40분), 10차회의(새벽2시45분~새벽2시57분)를 진행했다.
남북이 개성공단 재가동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인 데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이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의 입장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냉전적"이라며 "남북이 제시하는 방안은 서로가 받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교수는 "남측은 선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북측은 선 공단 재가동이라는 근본문제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남북 양측은 오전 11시 50분부터 낮 12시 23분까지 약 30분정도 오전회의를 열고 입장차를 확인했다.
남북 수석대표, 긴장감 속에 회담장 입장..서로 '개성공단 전문가'라며 덕담
양측은 이날 오전 11시 50분 긴장감 속에 동시에 회담장에 들어섰으며, 모두발언을 통해 서로 '개성공단 전문가'라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우리측 서호 수석대표는 '상호 협력과 신뢰'를 강조했으며, 북측 박철수 수석대표는 '장마철 피해대책 시급'을 강조했다.
| [모두발언]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 : 장마철인데 서울 날씨는 어떻습니까. 서호 남측 수석대표 : 서울이 장마 기간 중입니다. 우리 단장 선생님 많이 젊어지신 것 같습니다. 박철수 : 서 선생도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서호 : 네. 우리 개성공업지구와 관한한 사실 북측에서 가장 전문가가 박철수 단장 선생이라고 알고 있고, 또.. 박철수 : 피차 일반입니다 서 단장님이 전문가시니.. 서호 : 또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다만 지금 개성공업지구 가동이 중단된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어서 마음이 무겁고 착찹한 심정입니다. 오늘 낯이 익은 단장 선생님과 함께 개성공단 관련해서 상호 협력과 신뢰 속에서 문제를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박철수 : 회담 날짜는 괜찮게 잡은 것 같습니다. 장마 구름이 짙은데 오늘은 이따금씩 해가 보입니다. 여러가지 문제를 토론할 수 있지만 장마철 피해대책 제일 시급합니다. 좋은 결과를 만듭시다. 이만합시다. [제공=판문점 공동취재단] |
회담장 테이블에는 남측은 서호 수석대표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허진봉 과장, 왼쪽에 홍진석 과장이 자리했으며, 허진봉 과장은 '개성공단 관련 법령집'을 테이블에 올려놨다. 수행원은 4명이 동석했다.
북측은 박철수 수석대표를 중심으로 왼쪽에 원용희 협력부장,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이 자리했으며, 원용희 대표 자리에는 '개성공단 남북회담 남측대표단 사전 명단' 서류가 올려져 있었다. 수행원은 3명이 동석했다.
양측은 오전회의에서 모두발언만 주고받았으며, 이후 북측이 남측 대표단에 통일각에서 점심을 함께 할 것을 제안했으며, 양측은 통일각 내 각자 다른 방에서 점심을 하고 있다.
남북 실무회담, 통신선 문제로 1시간 50분 지연..입주기업 "꼭 정상화 협상 하고 오라"
개성공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당초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통신선 문제로 1시간 50분가량 지연됐다.
이번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 우리측은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수석대표로 홍진석 관리총괄과장, 허진봉 과장 등 3명이,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수석대표로 원용희 협력부장,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 등 3명이 마주했다.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은 대외경협 분야 등 법률상 문제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의제로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 등을 논의한다.
이날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8시 23분경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 도착했으며, 현장에는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이 나와 '우리는 일하고 싶다, 개성공단 정상화 꼭', '꼭 정상화 협상하고 오세요', '기쁜 소식 기대합니다'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나왔다.
이에 서호 수석대표는 차량에서 내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대표단은 오전 8시 37분 판문점에 도착한 뒤, 오전 9시 경 우리측 판문점 연락관과 통신관계자 등이 먼저 통일각에 도착, 장비를 점검했다.
이에 앞서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7시 20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김남식 통일부 차관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남식 차관은 "어렵지 않은 회담이 없고 중요하지 않은 회담이 없다"며 "너무 긴장하거나 하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 열심히 회담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호 수석대표도 "신중하게 이 회담에 임하도록 하겠다"며 "국민 관심 기대가 크다. 최선을 다해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과 관련 김완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통일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일단 잘하자고 준비해 가지고 나가는데, 남쪽에서 그것을 알고 합리적으로 다 쌍방이 이롭게 타결되도록 손질을 잘해 가지고 나오면 성과를 보는 것이고 또 그렇지 않고 다른 마음을 가지고, 딴 생각을 가지고 나오게 되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무회담은 지난 3일 북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전통문을 통해 개성공단입주기업 관계자들과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방북 허용을 통보한 데 대해, 우리측이 4일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제의한 것을 북측이 수용함에 따라 열리게 됐다.
(23보, 7일 04시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