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방위, 박근혜 대통령 호칭 생략한 채 맹비난
정책국 대변인 담화, "차후 움직임 예리하게 지켜볼 것"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5일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내고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을 걸고 호칭을 생략한채 실명으로 “보기 민망스러울 정도로 아양을 떨어댔다”며 맹비난하고 “우리는 박근혜를 비롯한 남조선의 현 괴뢰집권자들의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중앙일보-CSIS 포럼 2013' 주요 참가자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그런 도박을 했고, 경제발전과 핵개발을 동시에 병행하겠다는 새로운 도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우리의 최고 존엄을 직접 거론하면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이 성공할 수 없다는 무엄한 망발도 늘어놓았으며, 조선반도의 전반 정세를 격화시킨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 씌워보려고 어리석게 놀아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이어서 “우리에 대한 박근혜의 극악한 대결본색이 더 이상 감출 수 없게 드러난 이상 우리는 이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제하고 “병진노선은 지난 세기 60년대의 엄혹한 환경에 대처하여 우리가 내놓았던 경제, 국방 건설 병진노선을 미국에 의해 조성된 전쟁전야의 현정세의 요구에 맞게 심화발전시킨 새로운 높은 단계의 위대한 계승”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나아가 “이러한 전략적인 병진노선이 있기에 미국의 거듭되는 핵공갈과 침략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시고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 겨레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대통령의 허울을 썼으면 마땅히 상대의 정책적 의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음미해볼 줄도 알아야 하며, 치마를 바지로 갈아입고 사복을 군복으로 바꾸어 입는 법을 배우기에 앞서 상대의 군사적 준비가 어느 상태인가부터 파악하는데 달라붙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이 기회에 우리는 박근혜를 비롯한 남조선의 현 괴뢰집권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정색하며 주장을 이어갔다.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그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위에 더이상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변인은 “지금처럼 안으로는 유신독재를 부활시키고 파쇼독재를 되살리며, 밖으로는 외세에 매달려 민족의 존엄을 팔고 동족대결에 광분한다면 역대 괴뢰 대통령들의 불우한 인생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우리는 박근혜를 비롯한 남조선의 현 괴뢰집권자들의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청와대 안방주인', '남조선 당국자' 등의 간접 화법으로 박 대통령을 거론하며 비판해온 바 있지만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괴뢰집권자'로 호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