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회담 남북 입장 비교

2000-09-22     박희진기자
박희진기자(hjpark@tongilnews.com)


21일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남북적십자회담의 쟁점은 남측의 `일괄적으로 연내에` 라는 입장에 맞서, 북측은 `단계적으로 천천히`라는 방법론의 차이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사안은 다섯 가지이다. 첫째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둘째 이산가족의 서신교환, 셋째 이산가족의 추가상봉, 넷째 이산가족의 면회소 설치, 다섯째 우리측의 요구사항인 납북자 및 국국포로 문제이다.

우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관련해 남측은 이미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한 9만 5천여명의 명단을 전달하고 일괄생사 확인을 거쳐 연내에 생사확인을 마무리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북측은 일정 규모에 대한 생사확인을 9월중에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생사확인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자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신교환과 관련, 남측은 9월부터 주소와 생사가 확인된 이산가족부터 엽서형태로 실시하되 판문점 적십자 연락관을 통해 전달할 것을 주장했으나, 북측은 원칙적인 동의를 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연내 예정된 두 차례의 이산가족 방문단 추가 교환에 대해 남측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 10월과 11월 중순에 2박3일의 일정으로 실시하되, 8.15 상봉때 있었던 참관과 공연을 줄이고 가족과의 동숙을 허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북측은 내부적인 준비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남측 일정보다 각각 한달 정도 늦은 11월과 12월에 실시하자는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반적인 북측의 입장은 `단계적으로 천천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생사확인의 경우 우리 쪽이 실제 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야지 무조건 합의만 한다고 일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북측의 관계자는 `남쪽이 컴퓨터 1천만대만 주면 생사확인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자료가 전산화돼 있지 않는 등의 북측의 실무준비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북측의 실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방법론의 차이 말고 면회소 설치,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는 남북간의 근본 입장 차이에 가깝다.

남북간 견해의 차이가 가장 큰 면회소 문제의 경우, 남측은 판문점의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과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 면회소를 설치해 이르면 10월중에 면회소를 운영하자는 입장을 제시한 반면, 북측은 설치시기는 언급없이 금강산에 설치하자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종전 북측의 정전협정 파기 입장과 관련한 것으로 실제 판문점은 유엔사 관할의 공동경비구역일 뿐아니라,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로 인한 한미간, 북미간 군사관할지역에 대한 논의를 필요로 하는 현안이다. 따라서 북측의 입장은 `유엔사 관할구역에서 하기 싫다`는 입장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편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남측이 인도적, 동포애적 관점에서 여느 이산가족과 마찬가지로 해결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북측은 여전히 특별한 언급이 없어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안의 성격상 양쪽의 의견차가 내부적으로 좁혀지더라도 공개적으로는 언급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