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서 열린 2차 남북 적십자회담
2000-09-21 박희진기자
| ▶2차 남북적십자회담, 남북단장 악수 |
남북은 20일 오후 북측 지역인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2차 적십자회담을 열고 연내 이산가족 추가상봉과 면회소 설치, 생사확인 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들을 본격 협의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회담에서 남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두 차례로 예정된 연내 이산가족 상봉을 오는 10월 중순과 11월 중순에 각각 실시하고 지난 8.15 상봉 때보다 일정을 하루 줄여 2박3일로 하되, 참관일정을 줄이는 대신 가족들이 동숙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시했다.
남북 적십자회담 대표단은 회담을 시작한지 1시간만인 오후 4시 30분께 회담을 일단 마쳤다. 양측 대표단은 합의서 초안을 교환하고 이견이 적은 탓인지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섰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경우 생사확인 작업에 착수해 확인이 되는 가족부터 서신교환을 한다는 대원칙에는 의견을 접근했으나 그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남북은 특히 이산가족 면회소의 설치 장소와 시기 문제에 대해 입장차이를 드러냈는데, 남측은 면회소를 10월부터 판문점 남측의 자유의 집과 북측의 통일각에 설치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금강산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남측이 인도적 정신과 동포애적 입장에 기초해 처리할 것을 제의했으나, 북측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미뤄 가장 큰 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북 양측이 제시한 합의서 초안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항목이 같아 절충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회담을 마치고 나온 남측의 박기륜 수석대표는 "남북 양측의 항목이 동일하다. 실무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지만 잘 될 것이다"이라고 말하고, 북측의 최승철 단장은 "남북이 차이나는 것도 있다. 하지만 방문단 교환, 생사확인, 서신교환, 면회소 등 4가지 안에서(남북이) 똑같다. 쌍방이 토론을 하면 잘 타결될 것이다"이라 밝혀 향후 회담전망을 낙관했다.
이제 남북은 2차 적십자회담 둘째 날인 21일 대표 실무접촉을 갖고 21일 전달한 합의서 초안의 이견부분에 대한 절충을 시도한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20일 적십자회담 첫날 회의가 끝난 뒤 `21일에는 공식회담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대신 남측의 고경빈 대표와 북측의 리금철 대표가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21일 고경빈 대표와 리금철 대표간의 실무접촉에서는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의 방법, 면회소의 설치 장소와 시기, 연내 두차례의 방문단 교환의 구체적 일정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