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4.9통일평화재단', '박정희시대 피해자모임 단체' 등이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한 유족 피해자들의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인혁당 발언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인혁당 재건위 피해 유가족들이 피맺힌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4.9통일평화재단', '박정희시대 피해자모임 단체' 등이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한 유족 피해자들의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진생 씨(고 송상진 선생 부인), 유승옥 씨(고 김용원 선생 부인), 이정숙 씨(고 이수병 선생 부인), 이영교 씨(고 하재완 선생 부인), 강순희 씨(고 우홍선 선생 부인) 등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그리고 인혁당 사건 피해자인 이창복, 김종대, 황현승, 전창일 선생 등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남편을 두 번 죽이지 말라"며 피맺힌 절규를 쏟아냈다.

고 하재완 선생의 부인 이영교 씨는 "박근혜 씨가 우리를 먼저 괴롭히고 남편을 두 번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텔레비전에서 인혁당 인혁당 하는데, 억울하게 죽은 것도 서글픈데 대법원 재판결과로 끝난 것을 인정하지 왜 건드렸느냐"고 분노했다.

▲ 고 우홍선 선생의 부인 강순희 씨(가운데)는 "인혁당 사건은 조작된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고 우홍선 선생의 부인 강순희 씨도 "(인혁당 사건은) 민주정부 들어서서 밝혀진 것이 아니다. 당시에도 언론이나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며 "세상이 다 알아서 죽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남편이 죽었다. 이게 사는 것이냐"고 울부짖었다.

그러면서 "우리 남편이 간첩이라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나는 세 번씩 외쳤다. '박정희 살인마 천벌을 받아라'라고 외친다. 지금도 다니면서 인혁당 사건은 조작이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한을 삭이지 못했다.

▲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 유가족들은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 "남편을 살려내라"고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 사법살인 부정하는 박근혜는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여덟 분의 사형수와 그 가족은 물론 관련자들을 농락하고 있다"며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재심을 통하여 무죄가 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판결문이 존재하다는 말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 질 대통령이 되자고 나선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사법부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암흑천지인 유신의 시대로 되돌리려 하는 박근혜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 땅에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같은 무고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한켠에는 화가 김윤기 씨가 인혁당 재건위 피해 가족들의 구호를 적는 현장예술행위를 펼쳤고, 30여명의 참가자들은 '더 이상 못참겠다 내 남편을 살려내라'고 구호를 외쳤다.

남편의 영정을 품에 안은 부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했다.

▲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 유가족들이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고 우홍선 선생의 부인이 남편의 영정을 붙들고 울고 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가 함께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박중기 '4.9평화통일재단' 이사가 고 이수병 선생의 부인 이정숙 씨를 위로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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