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으로 유명한 북녘에서 가장 주목받는 냉면은 어떤 냉면일까요? 북녘에서는 어디를 가도 냉면이 맛있지만 무리에서도 늘 1등은 있는 법, 때문에 북녘의 언론들은 앞 다퉈 유명하고 맛있는 냉면들을 소개합니다.

2007년 9월 6일자 <조선신보>는 평양의 릉라식당에서 만드는 메밀국수인 ‘릉라국수’가 조선요리협회가 선정하는 ‘조선명요리’에 등록됐다고 전합니다.(참고로 북녘에서는 냉면을 국수로 부르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북녘의 언론에 표현된 국수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요리협회 심사위원들은 “릉라국수가 민족적 특색이 있으며 요리 기술적 측면에서도 질이 높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는데요, 릉라국수는 메밀 녹말로 면을 뽑아 김치, 오이, 배, 고기, 지단, 실고추 등을 고명으로 얹어 놋그릇에 담아내는 요리로 쫄깃쫄깃하고 구수하면서도 시원하고 상큼하고 감칠맛이 있다고 합니다.

2002년 3월 15일자 <민주조선>은 황북 좌위리의 ‘메밀국수’가 메밀국수의 본고장으로 맛이 일품이라고 전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황북 수안군 수안읍에서 60리 정도 떨어진 좌위리에 가면 맛이 일품인 메밀국수를 맛볼 수 있는데 주민들은 이 국수를 ‘좌위리메밀국수’라고 부릅니다.

‘좌위리메밀국수’는 이곳 주민들이 대대로 내려오며 즐겨 만들어 먹는 이 고장의 이름난 특산음식으로 ‘누구나 그 맛을 못 보면 후회하게 된다’고 말할 만큼 맛이 뛰어나다고 하는데요, ‘좌위리메밀국수’는 순 메밀로만 만들어 좋은 국수를 뽑아내는 점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감칠맛이 좋은 ‘좌위리메밀국수’는 워낙 유명해 평양 옥류관, 함흥 신흥관 등 각지의 일류식당에서 일하는 최고의 요리사들도 이 메밀국수의 독특한 감칠맛을 배우기 위해 좌위리를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좌위리메밀국수’의 맛을 전수하는 사람들은 전문 요리사가 아닌 일반 농부로 32년간 국수를 만들어 온 림영삼, 최영화씨 부부라고 합니다.

림 씨는 일제 때 생계유지를 위해 국수장사에 나선 어머니로부터 국수 만드는 법을 전수받았는데 그가 만든 국수를 맛본 사람들은 누구나 ‘맛있다’는 찬사를 보낸다고 합니다.

2001년 11월 12일자 <조선신보> 인터뷰를 통해 그가 밝힌 ‘좌위리메밀국수’ 맛의 비법은 소박하기 그지없는데요, 그는 “여러 곳에 나가 국수 만드는 비법을 전수하지만 내 고향 좌위리에서 만드는 국수만큼 맛이 나지 않는다”며 “비록 전문 지식이 없는 농사꾼이지만 정성을 들인 것만큼 맛이 나는 것이 요리”라고 말했습니다.

2002년 10월 21일자 <조선중앙TV>는 황해북도 수안군에 1천400여㎡ 규모의 국수집이 건설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식당을 통해 ‘좌위리메밀국수는 더 많은 호평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평양냉면을 비롯한 평안남도 지방의 고기쟁반국수, 함경북도 좌위리메밀국수 등 지역마다 독특한 국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2003년 5월 13일자 <통일신보>는 함경남도 특산물 식당인 신흥관의 ‘명태회국수’를 소개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신흥관의 명태회 국수는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3년 1월까지 평양시에서 개최된 ‘제1회 각 도 특산요리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기사에서 신흥관의 렴해숙 지배인은 “다른 국수와는 달리 명태회 국수는 함경남도에서 생산 되는 감자 농마(녹말)가루로 국수를 누르고 육수가 아니라 조개 달인 물과 까나리 달인 물로 국수물을 만들며 거기에 명태회를 꾸미로 올려놓아 국수 맛이 아주 독특하다”며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함경남도의 특산물로는 명태회 국수가 제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영숙 주방장은 고객들 가운데는 ‘국수 배는 따로 있다’며 곱빼기를 시키는 젊은이들과 ‘선주후면(先酒後麵)’이라며 술 한잔을 마신 후 국수를 먹는 노인들이 있다며 “명태회 국수 맛에 정이 들어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8년 5월 8일자 <조선신보>는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강냉이국수’가 평양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선신보>는 강냉이국수는 시원한 오이냉국에 옥수수로 뽑은 사리가 담긴 국수로 “이제까지 평양시민들에게 있어서 국수라고 하면 당연히 메밀을 원료로 하는 평양냉면이었지만 최근 그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시내에는 ’강냉이국수’ 간판을 내건 식당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특히 원래 강냉이국수는 사리만 강냉이일 뿐 육수는 평양냉면과 같은 고기육수였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새(채소)로 국물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 덕분에 ‘별식’으로 바뀌게 됐다고 합니다.

여느 가정에서나 만들어 먹던 ‘전통음식이라기보다 격이 낮은 음식’이라는 인식을 가진 강냉이국수를 국물맛 하나로 전문식당의 메뉴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강냉이국수 식당으로 유명한 대동강구역 릉라국수집의 김혜경 주방책임자는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들이 강냉이국수를 별식으로 먹도록 조리법부터 원재료, 먹는 법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가르쳐 줬다”며 “그대로 해 보니 얼마나 맛이 있는지 주방책임자인 내가 가장 놀랐다”고 말합니다.

신문에 따르면, 강냉이국수 1인분에는 강냉이사리 160g, 오이냉국 100g, 양배추국물, 미역줄기, 풋고추, 삶은 달걀이 들어가며 조미료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데요, “메밀국수에 비해 강냉이국수는 매근하고 시원하며 양배추 국물의 매움이 식욕을 돋운다”고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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