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항래 진보정책연구원 원장과 30일 통합진보당 내분사태에 관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 25일 1차 중앙위원회와 26일 의원총회에서의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후폭풍으로 통합진보당이 사실상 활동정지 상태에 빠져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 출신으로 통합진보당에 합류했던 이른바 참여계 당원들은 29일 대전에서 내부 논의를 갖고 ‘당 상황에 대한 국민참여당 출신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결의’(대전 결의)를 채택해 집단탈당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참여계 출신으로 4.11총선에 경쟁부문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8번으로 선출됐지만 민주노총 출신 이영희 후보와 순번을 바꿔 10번으로 선정됐던 노항래 진보정책연구원 원장을 만나 참여계의 ‘대전 결의’ 내용과 현재의 당 상황에 대한 진단을 들어보았다.

노항래 원장은 “더 이상 기대할 바가 없기 때문에 이 당에 참여했던 과거의 참여당 당원들이 함께 탈당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일단 다수 견해였다”며 “비율로 치면 약 60%, 2:1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당 내외에서 당의 혁신 가능성, 선택할 수 있는 진로문제에 대해 좀 더 숙고가 필요하다”며 “통합진보당 내 혁신세력 분들의 견해도 들어보고, 당원들이 다수의 의사를 개진하면서 함께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강기갑 대표체제를 만들어준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서 당운영이나 인적구성을 혁신해내야 한다”는 ‘혁신독재’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만일 당 혁신을 추구하자 한다면 5.12 중앙위 폭력행위 당사자들의 당권정지를 책임지고 추진하고, 지명직 중앙위원을 정상적으로 임명해서 중앙위원회 의결구조를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의원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된 상황에 대해서는 “모든 시점에서 정치세력 간의 타협은 필요한 건 틀림없는데 지금 시점에서의 타협의 지점은 훨씬 더 강력하게 강기갑 대표의 당 혁신 의지를 당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타협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노 원장은 두 의원의 선거부정 문제에 대해 “잘못이 없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이야기”라며 “수도권의 몇몇 지역에서 아이패드 갖고 다니면서 가가호호 방문해서 대리투표”한 행위와 “당권을 가지고 당의 정보에 근접해서 당의 정보를 독점하면서 그것을 특정한 후보, 특정한 정파의 이해관계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삼았던 것”을 예시했다.

노 원장은 “이 당이 정말로 건강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그러한 현대적인 진보정당이 되기를 소망해왔고 지금도 소망하고 있다”며 “소위 구당권파로 지칭되는 분들의 냉정한 성찰과 반성이 있다면 여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개월 동안의 논쟁과정에서 그분들이 너무 과도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히면서 그런 성찰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도 안타깝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노 원장은 “유시민 전 대표가 이번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당의 혁신을 위해서 우리가 더 일을 하게 된다면 유시민 대표가 적절한 당직으로 백의종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2기 통합진보당의 '통합형'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합리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노 원장은 상대방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평소보다 강한 톤으로 참여계의 입장을 강조했다.

다음은 30일 오전 11시 30분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에서 노항래 원장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참여계 당원들, “탈당이 다수 견해”

▲ 참여계의 입장에 대해 설명한 노항래 원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어제 대전에서 참여계 인사들이 모여 ‘당 상황에 대한 국민참여당 출신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결의’를 채택했다. 그러나 결의 내용에 대해 ‘탈당이냐 당내 혁신이냐’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는 것 같다. 직접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아는데 자세히 설명해달라.

■ 노항래 원장 : 어제 250여명 참여당 출신 당원들이 모였다. 특별히 제한된 것은 아니지만 참여당의 과거 중앙위원들이나 중앙당.시도당 간부들에게는 다 연락이 된 모임이었다. 참고로 예전 참여당 중앙위원회 규모가 250명 내외였다. 적극적인 활동가들이 모여서 통합진보당 내에서 참여당 출신 당원들의 진로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였다.

결의문에도 있듯이 “현재의 통합진보당에서 더 이상 기대할 바가 아무 것도 없다. 이 당을 혁신하고 이 당을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비전 자체를 실현할 수 없다”는 문제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이같은 문제인식에 근거해서 더 이상 기대할 바가 없기 때문에 이 당에 참여했던 과거의 참여당 당원들이 함께 탈당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일단 다수 견해였다. 비율로 치면 약 60%, 2:1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소수의 견해지만 “이 당에 남아서 ‘이 당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만들겠다. 이 당을 혁신하겠다’ 했던 우리의 다짐과 결의를 가지고 당을 혁신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같은 견해는 “지금 시점에서 집단 탈당이 꼭 옳은 선택이냐? 합리적인 선택이냐? 집단탈당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 이런 문제제기를 포함하고 있다. 이같은 견해는 전체적으로는 소수의견이었다.

결의문은 다수와 수소 논의들을 다 모아서 전체가 공유한 것이다. “지금 현재의 통합진보당으로는 안 된다. 국민들의 뜻을 받들 수 없는 당이다”라는 문제의식과 “집단탈당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 안팎에서 진로를 모색하자”, 그 중에는 일부 “당의 혁신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지에 대해서 당내에서 다른 분들하고 논의도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부분도 담겨있다.

간부들 중심으로 모인 셈인데,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까지 포함하면 “통합진보당에 와서 실망스럽다”는 문제의식이 훨씬 더 넓다고 본다. 일부 당원들은 ‘대전 결의’와 상관없이 이미 탈당이 1천명을 넘었다. 간부들 사이에서의 이러저런 논의 이전에 참여계 당원들의 동요는 너무나 분명하고 참여당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임에 틀림없다.

□ 약간 혼란스러운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탈당하려면 깨끗이 탈당을 할 것이지 탈당하지 않고 당 안팎에서 세를 불리겠다는 것은 이중플레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 않나?

■ “함께 해야 한다,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은 같다. 그러나 집단탈당이 다수의 경우라 하더라도 당장 탈당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전망이 분명하냐? 누구와 함께 새로 구축할 것이냐?” 이런 확인돼야 할 것들이 있다.

당 내외에서 당의 혁신 가능성, 선택할 수 있는 진로문제에 대해 좀 더 숙고가 필요하다. 통합진보당 내 혁신세력 분들의 견해도 들어보고, 당원들이 다수의 의사를 개진하면서 함께 행동했으면 좋겠다.

1년 가까운 국민참여당 진로 토론과정에서도 대중 진보정당으로서 통합진보당에 참여했고, 일부 이견도 있었고 참여하지 않은 이도 있었다.

그러나 ‘대선승리와 야권연대’, ‘합리적이고 유연한 현대적 진보정당을 구성하자’, 이 두 가지 근본적인 목표를 위해 여러 가지 모색해보자는 것이고, 냉정하게 이 당 기존세력의 패권을 쉽게 넘을 수 없다고 한다면, 이 당에서 안 된다면 다른 세력들과 함께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한다.

□ 그렇다면 다른 진보세력과의 논의가 주요변수가 될 것 같다.

■ 그렇다. “당내 혁신세력으로 최근에 의견을 같이 해왔던 세력과 당 밖에서 제2 창당을 제안하면서 새롭게 합류해주길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이 당이 아닌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겠다”가 다수의 견해이고, 참여당 지도부들이 이 뜻을 받들어 대화해야 한다.

□ 당의 주도권이 사실상 바뀐 상태인데 당내 혁신의 방안은 논의 된 것이 있나?

■ 지금 탈당과 새로운 집단탈당이 이야기되고 있는 마당에 “당내에서 어떻게 당운영에 참여하고 혁신할까”는 근본적 문제의식과 배척돼 논의되지 못했다. “집단탈당 해서 정당 창당이나 새로운 것의 모색이 가능하냐? 집단탈당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분열적 행위 아니냐?” 그런 것에 대해서 답하는 것이 먼저다.

만일 당 안에서 혁신의 가능성을 보고 당에 남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는 있었다. ‘혁신독재’ 이야기도 했다. 강기갑 대표체제를 만들어준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서 당운영이나 인적구성을 혁신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탈당하고 있고, 해낼 수 없다면 집단탈당 밖에 남은 게 없다.

“구당권파의 자각과 성찰 없이는 당 혁신 불가능”
정치적 타협 방안, “강기갑 대표의 당 혁신 돕는 것”


□ 흔히 당대표와 국민여론은 혁신파가 당 중앙위원과 대의원은 구당권파가 분점하고 있는 이중권력 상태로 보고 있다. 이같은 역관계를 바꿀 수 있나?

■ 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도 있고, 의결구조의 숫적 우위로 강기갑 대표체제의 정상적 당 운영에 첫 브레이크를 건 운영위 형태, 무모한 필리버스터 이런 것은 절망스런 것으로 보여진다. 구당권파의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당 밖은 물론이고 당원들의 뜻을 등지고 배반하는 것이다.

그분들의 성찰이 필요한 한편, 만일 당 혁신을 추구하자 한다면 5.12 중앙위 폭력행위 당사자들의 당권정지를 책임지고 추진하고, 지명직 중앙위원을 정상적으로 임명해서 중앙위원회 의결구조를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

운영위가 당지도부에 브레이크를 거는 조직이 아니고 책임있게 뒷받침하는 조직으로, 일상적 운영이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고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인가 성찰이 필요하다. 파벌적 당이 아니라 민심에 승복하는 당을 만들 각오가 있다면 강기갑 대표체제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당권파의 자각과 성찰이 있지 않고는 당의 혁신이 불가능하다. 그런 성찰이 있을 때에만, 당운영을 앞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의결구조를 갖출 수 있을 때 당의 혁신,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 김제남 의원의 무효표로 두 의원 제명 건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정치적 타협책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 이건 의원단의 쿠데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13명의 의원들이 당원들의 뜻을 완전히 등져버리고 그걸 배반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의원단 쿠데타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명안 부결 이전까지 지난 3달 동안 당내의 다양한 견해, 세력들 사이의 성찰과 타협과 화합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 측면에 대해서 혁신비대위의 정치적 역량부족이라든가는 비판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난 의원단 쿠데타로 그동안 혁신안의 핵심이라고 말해졌던 의원 당선자를 포함한 비례경선부문 후보들의 책임있는 사퇴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혁신의 뜻을 분명하게 보여드리고 사태를 수습하자는 안이 다 백지화된 상태다. 저는 지금 그렇게 결정된 상태에서의 타협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구당권파가 고집을 부려서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다면 정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당원들의 뜻을 배반한 정치적 결정이니까, 당원들의 뜻에 승복해야 하고 그것은 현재 강기갑 대표체제의 그동안의 혁신 프로그램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것 밖에 없다.

물론 모든 시점에서 정치세력 간의 타협은 필요한 건 틀림없는데 지금 시점에서의 타협의 지점은 훨씬 더 강력하게 강기갑 대표의 당 혁신 의지를 당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타협이라 생각한다.

그러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구당권파의 조건들을 내세우며 당 지도부의 당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한, 그건 정말 참여당 당원 다수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포기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혁신 가능성을 포기하고 집단탈당 사태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

의원단 결정 이전과 이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당원들의 정서가 그러하고, 정치세력 간의 교환이라고 치면 그런 측면에서도 명백히 달라야 한다.

□ 김제남 의원이 의외의 결정을 했는데, 김제남 의원에게도 책임을 요구하나?

■ 의원이든 누구든 자신의 의사표현을 했다는 이유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를 폭력이라고 본다. 그렇게 요구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형식논리상 너무 지나친 이야기니까 김제남 의원이 사퇴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저는 김제남 의원이 정말 납득하기 어렵고 무책임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어마마한 표결행위를 하려면 국민들 앞에, 당원들 앞에 당연히 미리 이야기를 해야 한다. “나는 이러이러해서 두 의원에 대한 제명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을 하고 표결해야 했다.

이건 정말 초등학생도 아니고, 그렇게 어마어마한 정책결정을 하면서 자기가 어떤 정치적 행위를 할지를 아무한테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가 그렇게 기권하고 제명안 부결에 앞장선 것은 정말 무책임한 행위이다.

이에 대해서 김제남 의원은 책임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잘못했다고 당원들에게 해야 할지, 진짜 그것이 더 이상 정치인으로서 이후에 책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될지, 그분이 판단할 일이다. 그런데 그런 표결행위 때문에 그 사람은 사퇴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이야기 같다.

구당권파들이 비례대표 경쟁부문 총사퇴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항변 요소가 있었다고 보이는데 김제남 의원이 보인 행태는 그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 아닌가 생각한다.

“선거에서의 부정행위는 결코 감출 수 없다”
“남의 부정행위를 탓하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


▲ 노항래 원장은 2기 통합진보당 '통합형'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합리적 사고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제공 - 진보정책연구원]
□ 두 의원 제명요구에 대해 항변의 요소가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김재연,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 사퇴하라는 것은 이 사람들이 나쁜 사람이어서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고 형식적으로는 당의 운영위와 중앙위 결의가 있었던 만큼 그런 당의 결정에 따르고 함께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 사퇴권고의 이유인 것이고, 김제남 의원의 정치행위에 대해서 아쉽다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 두 의원에게 정치적 책임만 있다고 보나? 2차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오고 나서 ‘뺑소니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은 부정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나?

■ 사퇴하라는 이야기는 당의 결정에 함께 책임지자는 것에 근거한 것이었고, 잘못이 없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이야기다. 후보자였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그 지지층, 그 선거운동원, 그 선거를 진행했던 측에서 명백한 편파적 행위, 당권을 이용한 정보의 독점, 그리고 선거에서의 부정행위는 결코 감출 수 없다.

그런 것들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그들의 태도야말로 오늘 이 당의 분란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남은 이렇게 잘못했는데 왜 나한테 이러느냐” 이런 이야기는 정말 후안무치한 이야기다.

이번 선거는 참여계라는 덩어리로 선거를 한 것도 아니지만 설사 참여계의 다른 후보가 부정행위가 있었다 치더라도 자신의 부정행위를 그걸로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선거하면서 수도권의 몇몇 지역에서 아이패드 갖고 다니면서 가가호호 방문해서 대리투표하고 이런 류의 행위들을 소위 당권파의 일선 운동원들이 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선거과정에서 제보를 여러 건을 들었다.

농민회.노동조합의 현장투표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은 그것대로 있었다손 치고, 일선 현장 당 활동가라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기본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이것도 열성적인 당활동가들의 관행적 행위로 변호하고 있지만 그럴 수 없다고 보여진다.

그것은 결코 민주적이지도 않았고 당을 건강하게 만드는 행위들도 아니었고, 그런 것들이 있었다고 하는 것을 투표과정에서 내가 수도 없이 들었고, 그런 행위들을 했다는 것을 그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면 진짜 말도 안 되고 알면서 동일아이피(IP) 중복투표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남의 부정행위를 탓하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한 이야기다.

무엇보다도 당권을 가지고 당의 정보에 근접해서 당의 정보를 독점하면서 그것을 특정한 후보, 특정한 정파의 이해관계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삼았던 것, 저는 그 어떤 부정행위보다 가장 큰 부정이라고 생각한다. 당을 사당화 한 것이다.

□ ‘김인성 보고서’를 근거로 2차 진상조사결과 구당권파 측은 무죄를 판정받았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인 것으로 안다.

■ 김인성보고서가 그런 것들을 제대로 논증하지도 못했고, 매우 정파적인 이해관계로 사실을 왜곡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2차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관리자 아이디(ID)로 수차례 다운받고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당사자들을 수사하지 않는 한 확인되지 않는 것인데, 정황상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범죄다. 적어도 그 사람들이 하는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정말 도덕적으로 스스로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런 태도를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절망하는 것이다.

□ 비례경선의 당사자였고, 8,10번 순위가 바뀌는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소회는?

■ 저는 이 당이 정말로 건강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그러한 현대적인 진보정당이 되기를 소망해왔고 지금도 소망하고 있다. 참여당 출신 당원들이 어제 보인 것처럼 그동안의 과정에서 그게 가능한 일인가에 대해서 매우 절망해왔고, 그 이면은 과거 운동권 세력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폐쇄성, 이념적 경직성 이런 것들이 이 당에 짙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지난 7,8개월 동안 확인했고 그런 것들을 이 당이 정말로 치유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회의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전히 그런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오랜 시기 동안 진보정치를 책임진다고 해왔던 소위 구당권파로 지칭되는 분들의 냉정한 성찰과 반성이 있다면 여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지난 3개월 동안의 논쟁과정에서 그분들이 너무 과도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히면서 그런 성찰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도 안타깝다고 저는 생각한다.

제가 비례후보자로 출마해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바는 현장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진보세력의 어떤 관행이란 이름으로, 그 다음에 목적을 위해서는 이런 작은 절차, 수단 이런 것들이 그렇게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이런 문제의식들을 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켜봤고, 그런 부분들을 바로잡지 않고는, 고치지 않고는 우리 당이 정말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정당으로 발전해나갈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보여진다.

지난 3달 동안 그런 점들이 제대로 충분히 토론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지난 3달 동안 “누가 부정했느냐?” 책임추궁 식으로 논란된 것이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비례경선에 참여했던 후보자들, 그리고 이 당을 이끌었던 각 정파들의 성찰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정말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그런 성찰이 필요하다 생각이 든다.

“지금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런 등등에 대해서 정말 지금 이런 정도의 상황이 당을 쪼개지 않으면 안될 만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더 좀 논의가 필요하고 당을 분당해야 할 정당성, 그런 이유가 저는 아직 개인적으로 충분히 동의 되지 않는다.

여전히 처음 통합진보당을 만들 때 생각했던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탐하지 않고 이 당을 정파들의 연합체 정당으로 만들지 말고 명실상부한 현대적 대중정당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일대 전환, 혁신이 필요한 것 아닌가. 이렇게 당원들 내부의 집단탈당이라는 얘기가 있을 만큼 위기가 있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강도 높은 혁신의 가능성을 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많은 당원들이 탈당해서 더 이상 이 당의 혁신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면 저 역시도 또 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런 비감한 상황이다.

“유시민, 이번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 거의 없다”
새누리당 자격심사 추진, “용납될 수 없는 행위”


□ 대선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 낸다면 누구냐가 중요한 사안으로 남아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의 거취 문제가 주목 받고 있다.

■ 유시민 전 공동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의견이 없고, 당의 혁신을 위해서 우리가 더 일을 하게 된다면 유시민 대표가 적절한 당직으로 백의종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그 분의 진로는 그 스스로 선택할 일이고, 최근 의원단의 결정 등으로 해서 대선후보를 내는 것이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이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을 같이 한다. 지금 대선후보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

유시민 전 대표가 이번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것도 역시 틀림없다고 보여진다. 이 당이 대선후보를 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평화, 진보, 정의, 이런 가치를 실현해낼 수 있는, 국민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정치인이 없지 않고,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아주 개방적이고 허심한 태도로 존중해주고 도와주고 하면 되는 일이라 보여진다.

이 당은 거대 두 보수 정당이 지배하는 한국정치에서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우리가 느꼈기 때문에 우리가 통합한 것인데 그 목표는 대선에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고 그 과제를 위해서 이 당의 혁신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살펴야한다.

□ 이정희 후보도 대선후보로 이름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 부끄럽고 민망한 이야기다. 턱도 없는 이야기다.

□ 오늘 새누리당이 이석기.김재연 자격심사를 민주당에 압박하고 나섰다. 어떻게 보나?

■ 의원단 결정으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정당법상은 저희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이지만 이미 당헌.당규의 결정이나 당 기관의 결정으로 우리 당원들의 뜻에 의해서 당에서 제명된 의원이다. 그런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통합진보당의 의원일지 모르지만 당의 당원들의 정신으로 보면 우리당에 함께했던 무소속의원인 셈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의원들에 대해서 다른 정당의 의원들이 자격심사라는 이름으로 사상을 검증하고 의원자격을 논하고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고 정말 큰 도둑놈이 작은 흠결을 가진 정치인에 대해서 심사 운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행위는 중단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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