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미국이 간접적이고 간헐적이나마 핑퐁식으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어 주목됩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4월 13일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전후해 대립해 왔습니다. 이에 앞서 북미는 3차례 고위급 회담을 통해 ‘2.29합의’를 내왔으나 북한이 위성 발사를 발표하자 양측은 북의 위성 발사가 2.29합의의 위반이냐 아니냐를 놓고 설전을 벌여온 것입니다.

북한의 위성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번엔 북의 3차 핵실험 여부가 급작스레 부상하더니 이를 놓고 양측이 새롭게 길항(拮抗)하게 되었습니다.

‘2.29합의’ 위반 여부를 놓고 ‘위성이냐? 미사일이냐?’하던 지리한 논쟁은 ‘북이 3차 핵실험을 할 것인가? 아닌가?’라는 새로운 차원의 공방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북한이 답을 주었습니다. 5월 22일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대답을 통해 “원래 우리는 처음부터 평화적인 과학기술위성 발사를 계획하였기 때문에 핵시험과 같은 군사적 조치는 예견한 것이 없었다”며 3차 핵실험을 부인한 것입니다.

그러자 보름쯤 지나 제임스 줌월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 6일(현지시각)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다른 길을 가면 건설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 차례의 핑퐁대화 이후 대화의 격이 높아졌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9일 담화를 통해 “현재 계획하지도 않고 있는 핵시험이나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표현을 쓰며 ‘핵실험과 대남 군사적 행동 등 강경대응조치 계획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남측을 겨냥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발표 주체가 외무성인 점에서 미국 측에 대한 간접 메시지라 보면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도 국무부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이 11일(현지시각) “북한이 좋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고 화답한 것입니다. ‘좋은 게 좋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북미가 서로 대립을 하면서도 두어 차례에 걸친 핑퐁식 대화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핑퐁식 대화가 발전해 양국 관계에 모종의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마침 7월 중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ARF에도 북측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여하게 됩니다.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RF에서 남북대화-북미대화로 나아간 적이 있습니다.

이번 프놈펜 ARF에 기대를 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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