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음식이야기 시즌2를 시작하며

지난 2006년 4월 27일 처음 연재하기 시작했던 민족음식이야기가 2011년 4월 28일 소리 소문 없이 중단되었습니다.

처음엔 한 6개월여 정도의 연재를 목표로 시작한 글인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족한 글임에도 두서없이 쓰다 보니 5년여 동안이나 썼습니다. 그리고는 잠깐 숨고르기를 한다는 것이 벌써 1년, 자료수집 등을 이유로 잠깐 연재를 중단한다 했지만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다시 한 번 처음에 용기내서 쓰기 시작했던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음식이야기를 연재하려합니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1의 음식이야기보다 더욱 더 북녘의 음식문화와 관련된 많은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질책 부탁드립니다. / 필자 주 

북한에서 명절료리축전 등 요리경연대회의 추진을 비롯해 각종 요리기술을 보급하며 음식문화를 창출하는 기관은 단연 ‘조선료리협회’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료리협회에 대해서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발간하는 잡지 <조국> 2002년 11월호에 소개가 되어 있어 북한의 음식문화 정책에 대한 단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날로 높아지는 주민들의 식생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요리기술을 발전시키고자 1988년 8월 6일 조선료리협회를 창립했습니다.

조선료리협회는 민족요리의 발전을 위한 북한의 요리봉사부문 일군들의 사회적 조직으로 북한의 전반적인 요리기술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기본 임무로, 주로 회원들의 기술수준을 높이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협회에는 여관, 식당부문의 요리사, 의례원들과 요리 및 봉사를 지도하는 요리기사, 봉사기사들이 망라되어 있으며 전국리사회, 기술지도위원회, 지역(부문)협회, 지회, 분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중 전국리사회는 최고지도기관으로 협회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며 가술지도위원회는 료리기술잘전과 관련한 문제를 심의결정하고 그 집행을 기술적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지도위원회에는 단료리분과, 외국료리분과 현대료리분과 등 5개의 분과가 있고 지역(부문)협회는 도(시) 단위, 대외봉사관리기관단위로 조직되어 있으며 지회는 시, 군(구역)단위로, 분회는 식당, 려관의 작업반단위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요리기술을 과학이고 예술이라고 강조하며 발전하는 주민들의 식생활 요구에 맞게 조리식료품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조선료리협회는 회원들에게 요리과학기술과 예술지식을 습득시키기 위한 강습, 품평회, 경험교환회를 계획적으로 조직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하조직의 한 단위를 적극 지원해서 모범을 창출하도록 하고 모범을 전국에 일반화하기 위한 방식상학(모범이 될 만한 본보기를 모든 단위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수업)도 자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에서 식량문제의 해결을 위해 감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평양에서 감자요리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강습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그 실효가 매우 커 감자 한가지로 100가지 요리를 만들어 놓고 경험들을 서로 교환하는 과정에 참가자들의 감자요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감자요리기술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되었고 이를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하도록 하는 식입니다.

협회에서는 급수사정사업을 통해서도 회원들의 요리기술을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고급 요리사들을 더 많이 키워내고 회원들의 요리기술 발전을 위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세워 놓고 기술에 등급을 매겨 심사하도록 하는 급수사정을 위한 심사에서 공정성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회원들의 요리기술을 높이는 것입니다.

조선료리협회는 요리기술의 발전을 위해 해마다 여러 차례 요리경연대회도 펼치는데요, 요리경연은 전국적인 규모에서도 하고 지역(부문)협회의 규모에서도 조직하고 있습니다.

요리경연에서 규모가 제일 큰 것은 해마다 평양에서 진행되는 4월의 명절료리축전으로 이 행사에는 각급 협회조직들과 회원들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4월의 명절료리축전 외에도 가금료리경연, 감자료리경연, 두부료리경연 등 개별 또는 부문별 요리경연도 자주 열립니다.

협회에서는 또 요리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에서 모범을 보인 협회조직들과 회원들을 표창하고 있는데 전국료리축전에서 당선된 단체들에는 상장을, 회원들에게는 금메달을 비롯한 메달을 수여하고 특출한 공로를 세운 회원들에게는 조선료리협회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모범적인 분회에는 모범분회 칭호를 수여하고 있습니다.

조선료리협회는 출판물을 통해서도 기술보급 사업을 진행 중인데 지난 2001년 10권으로 된 <조선료리전집>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6천여가지에 달하는 요리들이 사진과 함께 그 제조법까지 상세히 담겨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일반 주민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협회는 또한 조선료리협회 전국리사회기관지인 <조선료리>와 <료리과학기술통보>를 발간하고 있으며 출판물,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요리기술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해외의 요리기술교류를 통한 기술 발전 사업도 적극 추진해 1989년 4월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요리사연맹 집행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세계요리사연맹의 정식 성원으로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조선료리협회는 각종 국제 요리대회에도 참가해 기술교류도 하고 북한의 요리를 널리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1982년 10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던 세계요리예술전시회에서 1등을 한 것을 비롯해 민족요리를 가지고 국제경기에 나가 여러 차례 우승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또한 요리사 후비양성체계(앞날을 대비하여 준비하는 사람에 대한 양성체계)가 잡혀 있습니다.

장철구평양상업대학에서는 요리봉사부문 기사들을 키워내는 전문학부가 있으며 평양시를 비롯한 각 도들에는 요리전문학교들이 있어, 해마다 많은 요리사 준비생들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또 평양과 원산에는 현직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의 기술실무수준을 더욱 높여주기 위한 학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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