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정국에 초기부터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 색깔론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관악을 사퇴과정에서 촉발됐습니다.

조중동 보수신문들은 통합진보당에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주사파(주체사상파) 조직이 있는데 이정희 대표는 그 얼굴마담이며 이 대표의 사퇴과정을 가로막은 것도 경기동부연합이라고 연일 대대적인 공세를 취한 것입니다. 즉, 종북주의 조직이 통합진보당을 좌지우지 하고 있으며 민주통합당이 그 세력과 야권연대를 했다는 것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1990년대 초부터 재야단체인 전국연합이 있었고 거기에 각 지역연합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전국연합에는 경기동부연합만이 아니라 서울연합, 경기남부연합, 인천연합, 전북연합, 광주전남연합, 부산연합, 울산연합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각 지역연합은 일종의 지역세(地域勢)를 나타내는 것인데, 경기동부연합을 비롯한 각 지역연합들이 이후 정당이나 단체에 하나의 세력, 하나의 정파로 진출하거나 이합집산 됐을 개연성은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에도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이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에도 친노(친노무현)가 있고 또한 주로 대선 후보군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야당에 저 유명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당내 정파이자 계파일 따름입니다. 정파와 계파는 권력투쟁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보수언론이 경기동부연합의 실체에 대한 증거도 못 대면서 ‘카더라’ 방송 식으로 마구잡이 공세를 편다는 것입니다. 총선을 맞아 ‘가재는 게편’이라고 보수언론이 집권여당의 엄호에 나선 듯싶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성사시킴으로서 이번 총선에서 20석을 얻어 원내교섭단체가 유력시 되고 있습니다. 색깔론은 진보의 아이콘인 이정희 대표에 일격을 가해 진보세력을 위축시켜 통합진보당의 원내교섭 진입을 차단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의 승리가 12월 대선에서의 승리도 가능하게 합니다. 야권연대는 선거에서 필승의 카드입니다. 색깔론은 야권연대의 한 축이자 약한 고리인 통합진보당에 타격을 가해 야권연대를 무력화 내지 해체시키려는 것입니다.

마침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27일 “이번 총선은 첫째로 이념투쟁이냐, 민생 우선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지금 야당은 철지난 이념에 사로잡혀서 국익을 버리고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색깔론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색깔론으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색깔론은 당으로서는 선거전략의 부재(不在), 개인으로는 철학의 부재를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깐깐한 유권자들에게 구태의연한 색깔론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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