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는 국경이 없다”, “음악은 이념보다 강하다”는 말은 상투적일 수 없습니다.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과 프랑스의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진 것입니다.

정명훈 지휘자는 ‘아리랑’ 연주에 앞서 “음악은 어떠한 남북분단 이유보다도 강하다”며 “작년에 돌아가신 북한 땅이 고향이신 어머니에게 아리랑 판타지를 앵콜곡으로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민족’, ‘분단’, ‘고향’, ‘부모’, ‘아리랑’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날 공연은 “관람자들의 격동과 환호로 하여 공연시간은 예정보다 1시간이나 연장되었다”(노동신문 2012.3.14)는 기사에서도 보듯 감동적이었습니다.

정명훈의 뛰어난 지휘와 의지 덕택이겠지만 은하수관현악단의 실력도 만만치 않은 듯싶습니다.

은하수관현악단에는 현재 2명의 ‘인민예술가’와 3명의 ‘인민배우’, 6명의 ‘공훈예술가’와 6명의 ‘공훈배우’들이 망라되어있다고 합니다. 특색으로는 소해금, 어은금, 가야금, 장새납, 저대, 장고 등 우리 민족 고유의 악기들과 양악기들을 적절히 배합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민족악기와 양악기가 조화를 이뤘기에 ‘아리랑’ 연주가 가능했고 또 파리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정명훈 지휘자는 남북을 오가며 당초 남북 음악가들의 합동공연을 희망했지만 긴장된 남북관계로 인해 북한과 프랑스의 관현악단 협연으로 대신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남북 사이에 언제부턴가 음악보다 강한 이념과 선율을 막는 벽이 생겼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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