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김정범 반핵의사회 공동대표가 낭독한 '발족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지금 '핵없는 세상'을 말하면서 정작 폐기해야 할 '핵'의 안보를 대규모 정상회의에서 논의하는 역설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핵안보정상회의는 핵테러를 현존하는 가장 큰 위협으로 두고 있지만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류가 실제 직면하고 있는 위협은 수많은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존재이며, 핵억지력이라는 이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이다"라는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핵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핵안보만 내세워서는 핵확산을 막을 수 없으며, 과거 핵확산을 막지 못한 이유도 확산방지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차별적 인명살상무기인 핵무기를 인류를 수백번 공멸시킬 수 있을 만큼 쌓아두고, 쓰리마일과 체르노빌 그리고 후쿠시마로 이어지는 핵재난을 목도하고도 핵무기와 핵발전을 포기하지 않는 위험천만한 집착 때문"이다.
또한 "핵군축과 핵발전 중단을 전제하지 않는 핵안보 조치는 핵테러를 막기보다는 기존의 핵보유 국가들의 핵패권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서 모든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감축과 폐기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조속한 핵무기금지조약 체결 및 한반도.동북아 비핵지대화와 평화체제 구축 공론화, 핵에너지 의존도 감소 및 재생에너지 개발.투자 등을 구체적인 실천조치로 제시했다.
이와함께, 이들은 "안보문제에 관한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 개최라며 국격을 운운하는 정부가 핵안보정상회의를 빌미로 표현의 자유와 민중생존권을 탄압한다면, 이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밝혀둔다"고 적시했다.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단기적으로 핵안보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게 아니지만, 지금 핵안보정상회의가 장기적으로 핵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몇몇 나라들의 핵독점 기조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우석균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도 "가장 반대하는 것은 기존 핵무기 등을 기정사실화해놓고 거기서부터 안전문제를 논의하는 구도"이며, "정상회의 기간 핵산업정상회의가 후쿠시마의 교훈에 따라 탈핵이 아니라 원자력 발전의 중흥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도 짚었다.
이에 대해, 조희용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은 "핵안보정상회의의 궁극적인 목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다 단, 핵무기의 완전 철폐에 현실적으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한 테러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며 "핵안보정상회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면서, 그 과정에서 핵을 사용한 테러, 나아가서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회의"라고 강조했다.
'서울원자력산업정상회의'와 관련, 조희용 부단장은 "정부 주관 행사가 아닌 한국수력원자력(주) 주관 행사로 준비되고 있다"며 "동 행사의 기본 취지도 원자력 산업계 차원에서 테러 방지를 위하여 어떻게 서로 협력해 나갈 수 있을지 그 방안을 전세계 원자력 산업계 CEO 및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하는 데 있으며, 원전산업을 장려하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에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과 '탈핵'을 주요가치로 오는 3월초 창당 예정인 녹색당(준) 등 야당, 그리고 녹색연합과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합천평화의집, 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10일 서울광장에서 '후쿠시마 대재앙 1주기(3.11)' 행사, 23~24일 '합천비핵평화대회' 등을 징검다리로 하여 3월25일 핵안보정상회의 대항 집중집회 '핵안보가 아니라 핵없는 세상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핵안보 정상회의 기간 중에는 다양한 항의행동을 계획 중이다.
(2보, 1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