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정부종합청사에서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2012 업무보고' 결과를 직접 설명하며 "남북대화는 여건이 중요하다. 고위급 대화채널에서 모든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통일부가 2012년 업무보고에서 '남북간 대화채널 구축'을 강조한 데 대해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남북대화는 여건이 중요하다. 모든 의제를 포괄 논의할 것"이라고 5일 설명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2012년 업무보고 설명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류우익 장관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열린 마음으로 대화의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며 "대화채널은 대화채널 그 자체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남북간에 있는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남북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남북 대화채널을 구축해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면서 남북의 협상 내용에 대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포함 이산가족,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6.15.10.4 선언 등 남북간 기존합의 이행문제 등 포괄적으로 의제를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견지해 온 '선사과 후대화' 원칙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류우익 장관은 "사과가 있어야 된다는 데는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도 "(천안함.연평도 사과문제는) 대화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대화를 할 때 테이블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의제"라고 말했다.

또한 "사과를 안하면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대화 테이블에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포함해 모든 의제를 놓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5.24조치에 대해서도 "대화의 채널이 확보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천안함, 연평도 도발과 5.24 조치를 포함한 남북간의 모든 현안문제를 의제로 해서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화 수준에 대해서도 "북측과 협의를 해야 된다"는 전제 하에 "그러나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생각은 당국의 의사를 책임있게 내놓고, 협의를 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실무자 가지고는 안된다"고 말해 고위 당국자간 대화통로 개설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남북대화 채널 가동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실무적 대화추진은 없었다. 간접적인 방법으로 또는 상황의 분석에 따라서 이러한 대화가 가능한지를 서로 짐작하고 알리는 이런 정도였다"고 말해 현 단계에서의 남북간 공식 접촉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6.15, 10.4선언 이행문제 협의에 대해 류 장관은 "6.15, 10.4선언의 합의를 존중한다"며 "그러나 이행을 위해서는 실무적인 이행방안에 대해서 협의가 필요하다. 정치적 선언으로 실행방안을 담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행을 위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양 선언도 남북대화 의제의 하나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간에 책임있는 고위급의 대화채널이 구축되고 그것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면 거기에는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문제를 협의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지의 표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선 대화제의나 여건 등에 대한 언급은 모호해 정부의 남북 대화채널 구축이 원론적 수준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류 장관은 "특단의 조치를 통해서 대화채널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대화를 하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것도 중요한 정책 수단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는 변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는 아무런 일이 없는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 자체가 포괄적 의미의 제안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대화테이블에 나오기만을 기다릴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대화 여건에 대해서도 "6자회담을 위한 각 국간의 대화가 진전되는 것도 우리 남북대화를 위한 하나의 상황변화가 될 수 있다"며 "내가 그냥 기다리겠다고 하는 것은 사무실에 앉아서 쳐다보고 있겠다는 뜻이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의 변화와 가능한 변수들을 보면서 또는 움직이면서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 장관은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서로 그런 의사가 교환되면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의한 것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며 "대화는 쌍방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제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북이 먼저 제의할 수도 있다"면서 선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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