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최근 방한한 박건일 중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센터 주임교수를 22일 오후 새세상연구소에서 만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박건일 교수는 조선족이고 연변대 출신으로서 매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의 대북 전문가이며, 북중관계 연구자이다. / 편집자 주

대담 : 박건일 중국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센터 교수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정리 : 김훈 전 민주노동당 자주평화통일국장

▲ 박건일 교수(왼쪽)와 정성희 소장(오른쪽)과의 대담은 22일 오후 새세상연구소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소통과혁신]

□ 정성희 소장 :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전망은?

■ 박건일 교수 :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내부의 위협 요인은 없다. 한국 언론에서 자꾸 장성택, 김경희의 섭정을 상상하는데, 그렇지 않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전체가 뒷받침한다. 수년 동안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준비했고 2009년 10월 당대표자회의에서 공식화했다.

현재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정부의 공식 직함이 없다. 내년 3월말~4월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정부, 향후 당대표자회의 또는 7차 당 대회를 통해 당의 실질적 최고 지위와 역할을 맡지 않을까 예상한다.

□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역점을 두게 될 정책은?

■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치에서 선군정치, 군사에서 핵 무장으로 정치강국, 군사강국을 만들었으나, 경제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0년대 중단 이후 에너지난, 원자재난,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 애를 많이 섰다.

화력과 수력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사정을, 석유 대신 석탄으로 인공섬유를 만들어 입는 문제를 수입 콕스탄(역청탄) 대신 무연탄을 사용해 선철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강철문제를 해결했다.

농업 관련 비료문제도 석유 대신 석탄으로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이대로 몇 년 만 더 가면 경제도 상당히 풀릴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도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강성대국을 지향하지 않을까 싶다.

▲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내부의 위협 요인은 없다"고 단언하는 박건일 교수. [사진 제공-소통과혁신]

□ 향후 남북관계와 6자 회담은 어떻게 될까?

■ 한국정부는 김 위원장 급서에 대해 초기엔 긴장을 높이다가 지금은 제 정신을 차린 듯하다. 경계태세를 높이고 전방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다가 애기봉 크리스마스 성화도 안하고 조문도 약간 풀었다.

지금은 한국정부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조문정치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최근 북미채널에서도 대북 식량 지원 등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만큼,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의 현실적 접근은 바람직하고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6자회담 회복도 북이 아니라 남의 태도에 달렸다. 미국이 북의 농축우라늄을 조건으로 삼고 있으나, 북은 경제발전을 위한 전력 수요에 화력, 수력만으로 부족해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 내년 중국의 시진핑 체제 등장이 북중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 시진핑 아버지가 조선전쟁 당시 경제 부총리로서 후방 물자 조달을 담당했다. 어릴 때부터 조선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을 것이다. 후진타오 때보다 북중 혈맹관계는 더 긴밀해질 것이다.

또 시진핑 시대 향후 10년은 빈부격차, 부정부패에 단호히 대응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강조할 것이다. 그간 중국 개혁개방의 부정적 측면에 비판적인 북한도 이런 시진핑의 기조를 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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