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5남측위는 4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일부를 규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10.4 4주년 참 좋은 날인데, 저희들 마음이 참 무겁다. 원래 어제 개성하고 오늘 인천에서 오고가며 이틀에 걸쳐 10.4 4주년 행사를 정부와 함께 성대히 하고자 제안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

10.4선언 발표 4주년을 맞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6.15남측위원회는 정경란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남북해외 공동행사를 가로막은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은 여는말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정말 끝까지 역사의 반동정권으로 남으려는 것인지 선택은 고스란히 그들의 몫”이라며 “우리는 인천에서 국민들과 함께 아주 재밌게 그리고 성대히 10.4기념 통일축전을 6시에 통일 비빔밥 행사를 사전행사로 시작해서 7시부터 본행사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참여당, 인천6.15행사준비위, 그리고 6.15남.북.해외공동위 공동주최로 4주년 통일축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르쪽부터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 정우식 6.15청학본부 상임대표,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대표,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승환 6.15남측위 정책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9월 20일 개성 실무접촉을 정부가 불허 한데 이어 9월 23일 제출한 ‘10.4선언 발표 4주년 기념 평화통일축전’에 참가할 남측 대표단의 방북 신청마저 정부가 9월 29일자로 불허해 10월 1일 분산 개최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일부는 ‘5.24조치 이행과 남북교류협력 질서유지 차원에서 볼 때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남북 공동행사 개최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불허’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최근에 통일부 장관을 갈았지만 똑같은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며 10.4공동행사 불허를 규탄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있는 동안에는 남북 간의 화해 협력이, 경제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물러난다 하더라도 10.4선언과 6.25선언을 파탄낸 데 대해서 철저하게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이, 해외가 단결해서 대외 종속정권, 대결정권 끝장내고 화해협력과 자주.평화.통일로 가는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10.4선언 이행을 촉구하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규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예수살기 총무 최헌국 목사는 김황식 국무총리의 개천절 축사를 거론하며 “진정한 세계평화와 번영은 자국의 자주통일을 이루는 일에서부터 출발되어져야 한다”며 “오늘 남북 민간교류가 먼저 선행되는 것이 정말 진정한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진정한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헌국 목사는 “종교적 관점에서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고 소명이기 때문에 국가의 불허로 인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아마 종교인들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정부는 하루빨리 남북의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을 다시금 펼쳐 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우식 6.15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자신을 ‘류(유)연성’이라 칭한데 대해 “그런 분이 10.4선언 4주년을 기념해서 남북이 함께 민족공동기념행사를 갖고자 하는 것을 막았다”며 “만약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유연성이라고 한다면 저는 돌덩이가 유연성이 뛰어나다고, 신축적이라고 말하겠다”고 비꼬았다.

정우식 상임대표는 “청년학생 88만원 세대들은 일자리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젊은 청년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비전, 길을 열어줌으로써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통일부는 10.4선언 4주년 기념행사에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20여명의 참가자들은 황수영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10.4선언의 좌절은 명백히 역사의 후퇴였다”며 “대결로 허비한 시간이 안타깝다. 압박해서 무너뜨리겠다는 이 정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국민이 치른 피와 땀의 시간들이 고달프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지금 5.24조치가 실패했음은 논쟁의 연지가 없다”며 “남북의 교류가 시작된 7.7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이었고, 냉전적 사고에 젖어 대결로만 치달아 왔던 과거로의 퇴행이었다”고 단언했다.

이들은 “10.4선언은 지금 여전히 빛나고 있다. 평화의 방법이 그 속에 있고 남북협력의 길이 거기에 있다”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국민과 더불어 이 뜻을 나눌 것이며, 국민의 지혜로 더 나은 민족 번영의 길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4일 오전 “차관이 오늘 오후 5시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노무현재단이 주최하는 10.4 4주년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면서 “주최 측에서도 초청만 있었기 때문에 차관이 행사에만 참석한다”고 축사는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10.4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해 정부가 가지고 있는 입장은 합의를 존중하고, 그 합의뿐만 아니라 남북간 기본합의서를 포함한 여러 가지 남북간의 합의에 대해서 다 존중하고 그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당국간의 협의, 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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