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은 취임 첫 날 첫 대외 행사로 19일 오후 6시 코리아나호텔 7층 로얄룸에서 방북을 앞둔 7대종단 수장들과 환송만찬을 가졌다. [사진-통일뉴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회원인 7대 종단 대표단이 21일부터 24일까지 방북해 남북 종교인모임을 개최하고 백두산 평화기도회를 갖는다. 7대종단 수장의 방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북대표단에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를 대표회장으로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 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7대 종단의 수장들이 함께 한다.

KCRP는 1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7대종단 수장을 포함한 24명의 KCRP 대표단은 중국 선양을 거쳐 21일 방북해 22일 평양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 대회’를 개최하고 북측 종교시설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측 종교시설은 평양 인근에 장충성당과 봉수교회, 광법사 등이 있다.

또한 23일 백두산을 등반해 백두산 정상에서 남북 종교인이 함께 ‘백두산 평화기도’를 가진 뒤 24일 중국을 거쳐 귀국한다고 밝혔다. 21일 환영만찬과 23일 환송만찬도 예정돼 있다.

▲오는 21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북하는 7대종단 수장들.사진 왼쪽부터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최근덕 성균관장,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임운길 천도교 교령,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사진-통일뉴스]
KCRP 측은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민족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던 중 이번 방문이 성사되었다”며 “우리는 평화를 향한 남측 종교인들의 염원을 북측에 전달하고, 남북의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위한 결의와 통일을 위한 단결된 마음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화해와 교류협력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7대종단 수장들의 방북은 조선종교인협의회(위원장 장재언)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북측 종교단체들인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조선불교도련맹, 조선가톨릭교협의회, 조선천도교중앙지도위원회가 함께한다.

KCRP는 “7대종단 수장 모두가 함께하는 방북은 남북교류 역사상 초유의 의미 있는 방북”이라며 “21일 오전 7시에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출발성명’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통일부 관계자는 19일 오후 “오늘 아침 방북신청이 KCRP를 통해 들어왔고, 오전에 승인했다”며 지난 8월에 현인택 장관과 7대종단 대표들의 면담시 방북의사를 표명한 이후 지속적인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KCRP측은 지난 2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방북 추진을 결의하고 4월 현인택 장관과 KCRP 회장단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북측과의 3차례 실무협의, 지난 8월 16일 현인택 장관과의 2차 협의를 거쳐 이번 방북이 이루어졌으며, 대북 식량지원을 위해 밀가루 570톤의 반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그동안 남북교류에 있어서 종교계의 공헌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종단 대표들의 염원을 고려하여 이번 방북을 승인했다”며 “7대종단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지도층 위치에 있고 사회 어른들로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 인도적 지원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그동안 남북관계에 있어서 종교계가 많은 활동을 한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더군다나 7대종단이 뜻을 모아서 방북을 추진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승인했다”고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은 취임 첫 날 첫 대외 행사로 19일 오후 6시 코리아나호텔 7층 로얄룸에서 방북을 앞둔 7대종단 수장들과 환송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류우익 장관이 취임사에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 말했고, 그것의 첫 번째 행사로 7대종단 대표들을 만나는 걸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7대종단 수장들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이 당국자는 “제가 알기로는 북측 당국자 만날 계획은 없는 걸로 안다”며 “조선종교인회의 장재언 위원장 등 관계자들을 만나는 걸로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KCRP 관계자는 지난 16일 “일부 언론 보도와 같이 북측 최고지도자를 접견하는 문제는 거론된 바 없다”며 “순수한 종교인 교류행사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며,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사상 첫 7대종단 수장의 방북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되며, 환영.환송만찬이나 접견 형식을 통해 북측 고위층과의 면담이 이루어질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이 방북을 앞둔 7대종단 수장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어르신들한테 국민이 거는 기대가 크고, 이번에 (북한에)가셔서 의연하게 잘 해주시고 돌아오셔서 우리 국민들에게도 좋은 말씀 주시고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이 취임 첫 날 첫 대외 행사로 방북을 앞둔 7대종단 수장들을 만나 “이번 기회에 잘 좀 이끌어 주십사 부탁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19일 오후 6시 서울 코리아나호텔 7층 로얄룸에서 류우익 장관은 “서로 신뢰를 가져야 된다”면서 “대포를 쏘고 이러면 신뢰가 안 생기고 다 깨져버린다”고 북측에 화살을 돌리고 “그것(신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잘못했다 얘기도 하고 앞으로 그런 일을 하지 말자는 얘기도 하면 그 다음에 최소한의 신뢰가 만들어지고, 그리고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무슨 이야기를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류우익 장관과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를 비롯해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 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6대 종단의 수장들은 만찬에 앞서 선 채로 기자들 앞에서 환담을 나눴다.

최근덕 성균관 관장은 서애 유성용이 임진왜란 당시 선조 임금이 중국으로 피난가지 못하도록 붙든 사실을 거론하며 “류 장관님에게 더 기대가 크다”고 덕담을 건네자 류 장관도 “(유성룡의) 12대손이다"며 "후손이 못나서 조상 욕되지 않도록 관장님이 잘 좀 지도해 달라"고 받았다.

"앞으로 정말로 우리 통일부가 평화통일을 위해 앞장서고, 저희들이 또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없는 것 있으면 서로 돕고 협력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에 류 장관은 "남북간에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종교단체의 수장들께서는 그런 차원을 뛰어넘어서 좀 지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나아가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도발도 하고 핵무기 실험도 하고 이러는 바람에 분위기가 이렇게 됐는데, 그런 것 이제 좀 그만하고 백성들 잘 먹여살릴 일을 우리와 같이 궁리하면 안 좋겠느냐 이런 얘기를 가서 전해주시기도 하면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7대종단 대표가 북한에 가서 남북 종단대표들이 한자리에서 회의하는 것은 아마 광복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하자 류 장관은 "우리 종단 대표들께서 큰 용기를 내셨다"며 "가셔서 어르신들의 가르침도 좀 주고, 잘못한 것은 꾸짖어도 주라"고 말하자 최덕근 관장이 "꾸짖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엄살을 피우기도 했다.

이날 만찬 포토세션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통일부 장관이 교체된 탓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이 오갔다.

(3보,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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