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관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 며칠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및 중국 방문으로 인해 가려져 잘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북미 간에는 이번 8월에만도 다각적인 교류 협력과 대북지원 등 눈부신 합의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치 모종의 전진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이뤄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이들 합의는 지난달 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 고위급 뉴욕회담 이후 새로운 관계 모색을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 주목받을 만합니다.

먼저, 북미 간에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이산가족 상봉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수해를 입은 북한에 90만 달러 상당의 긴급 구호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북한은 미국이 제기한 미군 유해발굴 회담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서 33차례의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해오다 2005년 발굴 작업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들 인도주의적 문제들은, 특히 미군 유해발굴 재작업은 북미 간에 관계개선을 위한 상징적 조처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미 국무부는 ‘2010 테러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북한 관련 항목을 아예 제외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직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6자회담 진전에 따라 해제됐으나 이후에도 매년 테러보고서에서 ‘일본 적군파 잔류’ 등의 내용을 담은 평가가 포함됐었습니다. 아울러, 9월 6일부터 12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제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 80여개 나라들에서 840여명이 참가하는데, 미국도 10여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합니다. 북미 간 ‘태권도 외교’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정도라면 북미관계가 대화분위기로 바뀌고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북미관계에 변화가 오면 남북관계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북미관계가 발전하면 남북관계도 개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연일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을 고리로 한 11월중 남북관계 전환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래도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전환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요? 남북이 대화국면으로 가는데도 그동안 대결국면을 주도해온 통일부장관이 바뀌지 않고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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