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전국8.15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분단독재정권 심판없는 평화는 거짓이다."

66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을 메운 3천여 노동자들의 함성 속에 '8.15전국노동자대회' 대회사에 나선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8.15를 맞이하여 첫 번째로 결의해야 할 것은 반통일, 반노동, 반민주, 폭력정권,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에 대한 심판투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잘라말했다.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관계는 한국전쟁 이전 상태로 후퇴하고 군사대결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 있"으며,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에서 자행된 경찰과 군의 탄압과 쌍용차,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철도노조에 자행된 용역깡패들의 폭력진압은 해방 이후 용산총파업을 살인 진압했던 서북청년단의 만행과 똑 같다"는 것이다.

또 "(한상대 검찰총장의 종북세력 척결발언에서 보듯) 온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오만방자한 발상에 빠져있는 이명박 정권의 행태는 지난 시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분단독재정권의 말로를 그들 스스로 확정짓는 자해공갈단의 전형"이라고 쏘아부쳤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통해 무고한 노동자와 그들의 아들들이 죽어가는 동안, 군 미필자들이 지하벙커에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을 때 해군을 구하러 나선 것은 어민들이었다"라고 꼬집고,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들인 우리 노동자들이 오늘 대회를 맞아 두번째로 결의해야 하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어떠한 전쟁도 반대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전면적인 투쟁"이라고 했다.

▲ 오른쪽부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연대사에 나선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분쇄'와 '심판'으로 얼룩진 오늘과 달리 그 자신이 통일부 장관으로서 한몫했던 6년전 8.15민족대회를 회고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북측 대표단이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현충원을 참배하고, 남측이 북측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이 도출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오는 2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야 4당과 민주노총이 함께 하는 '희망시국대회'가 열린다"며 "5만, 10만이 모여 김진숙을 살려내고 야권연합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마련해서, 2012년 총선 승리와 대선에서 민주개혁정권을 수립하자"고 촉구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2007년 '10.4선언'으로 '종전선언'까지 거론되던 남북관계가 이명박 정권이 집권하면서 냉동실에 들어갔다"면서 "이를 돌파할 길은 하나,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개혁.통일세력이 집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한상대 검찰총장이 '종북좌익세력' 척결을 선언한 의도는 야권통합을 막고 정권을 뺏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믿는다"면서 "야권연대는 공안탄압을 뚫고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노동자는 노동자이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자이자 (민주)공화국의 시민"이라며 "노동 3권이 말살 당하는 곳에 들어설 민주사회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를 탄압하고 4대강을 파괴하는 이명박 정권의 야만을 막지 못하는 것은 그러한 국가폭력을 정당하다고 간주할 힘을 국민이 주었기 때문"이라며 "이를 막는 방법은 국민이 준 힘을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에서 빼앗아 민주개혁세력에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3천여 노동자들이 집결했다. 집회 내내 노동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잇따른 노동탄압에 격앙된 모습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한미FTA, SOFA협정 폐기! 노동탄압, 공안탄압 분쇄! 8.15전국노동자대회'는 오후 3시10분경부터 1시간40분여 계속됐다. 이명박 정권의 잇따른 노동탄압과 한상대 검찰총장의 '종북좌익세력 척결' 발언까지 불거지면서 참가자들은 격앙된 모습이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통일선봉대', 이강실 진보연대 상임대표, 류금순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와 비전향장기수 선생들, 정동영 최고위원과 이정희, 유시민 대표 등 3천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하려던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지역행사로 인해 불참했다.

노동자대회에 앞서 '행복한 통일이야기'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일반부에서는 고수현(대상, 전국공무원노조), 강혜정(우수상, 보건의료산업노조), 이종섭(장려상, 전교조), 조미경(장려상, 보건의료산업노조)씨가, 고등부에서는 유지인(대상), 이승혁(우수상), 이유효(장려상) 군이, 중등부에서는 이은비(대상), 이창현(우수상), 김영은(장려상) 양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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