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6일 낮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제1부상은 이날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으로 나와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2시30분) 출발하는 뉴욕행 중국국제항공 CA 981편에 환승했다. 이 항공기의 뉴욕 도착 예정시간은 현지시각 26일 오후 2시20분(한국시각 27일 새벽 3시20분)이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인도네시아 발리를 떠나기에 앞서 발표한 '언론 성명'을 통해 "(지난 22일)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첫 단계 비핵화 회담에 이어, 미국은 김계관 북 외무성 부상을 다음 주말 뉴욕으로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8일과 29일에 북.미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부상은 뉴욕 방문 중 미 관계부처 당국자들 외에 뉴욕에 있는 미 민간단체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그동안 우리들은 줄곧 비핵화를 위한 과정이 남북대화를 시발점으로 해서 북미 등의 다양한 양자.다자간 협의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서 궁극적으로 6자회담에까지 도달한다고 하는 단계적인, 점진적인 시나리오를 얘기하고 있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김 제1부상의 방미를 통한) 미.북 접촉은 또 다른 단계의 시작"이라고 풀이했다.

"실질 문제에 있어서 6자회담으로 가기 위해서 논의되어야 할 여러 사항에 관한 모든 논의가 끝났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며 "실질문제에 대한 토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경과를 보고난 다음에, 6자회담으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6자회담 재개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것이 해결되어야지만 비핵화 과정이 진행되느냐, 반드시 그렇게 하나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연평도 문제는 우리가 그냥 두고 넘어갈 수 없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소식통은 "북.중.러는 빨리 6자회담 재개로 가자는 것이고, 한.미.일은 양자 및 다자 접촉을 거쳐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사전조치 등을 둘러싼 미.북의 입장 차이 등을 고려하면 조만간 6자회담이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6자회담 재개는 적어도 1~2회 이상의 남북, 미.북 대화 이후에나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으나 현 상황에서는 10월 이전에는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른 외교소식통도 "이번 북.미대화에 임하는 미국측의 목적은 추가 도발을 막는 데 있다"고 잘라 말했다. 재선 캠페인을 앞두고 정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제대로 된 대화가 없었다는 점과 추가 도발 가능성이 크다는 정보가 올라오자, 추후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예방적 조치로서 북.미대화에 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5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것(북.미회동)을 6자회담 재개뿐만 아니라 미.북 직접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예비회의(preliminary session)로 보고 있다"며 기대치를 낮추려 애썼다. 

지난 24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탐색적 회동(exploratory meeting)'이라고 규정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2보,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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