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아세안(ASEAN) 관계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면서, 주요국 대표단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하고 있다. 전날 한국에 이어 21일 오후 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도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6자회담 재개의 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베이징 현지 소식통은 이날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탄 비행기가 싱가포르를 경유해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10시30분)께 발리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남북 외교장관 회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김계관 현 제1부상으로부터 6자회담 북측 단장(수석대표) 자리를 물려받은 리용호 외무성 부상의 동승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주최측에 제출한 대표단 명단에는 리 부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리 부상이 남측과의 핵문제 협의를 위해 별도로 발리에 올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었다. 리 부상이 20일 베이징에서 포착됐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이같은 기대도 높아지고 있으나, 21일 내내 리 부상의 행적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전날 출입기자단과 함께 발리행에 나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박의춘 북 외무상과의 회동에 강한 의욕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6자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9일 현지로 떠나 20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스기야마 신스케 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사전협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미.일은 '이번에 남북이 만날 것이냐'며, 한국측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김성환-박의춘 회동은 물론이고 위성락-리용호 회동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면서 "단순히 북의 제의를 기다리는 수준을 넘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볼 것"이라고 한국측 기류를 전했다. 

그는 이번에 남북 회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3단계 접근법'에 대한 지지 동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정부 내에도 팽배하다며 "남북이 빨리 만나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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