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백악관이 언급한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

미국 대통령 비서실이 작성하고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 대통령이 2011년 6월 23일에 서명한 문서가 이튿날 미국 연방정부 <관보(Federal Register)>에 실렸다. 문서 제목은 ‘북코리아에 관련된 국가비상상태의 연장(Continuation of the National Emergency With Respect to North Korea)’이다. 그 내용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대외정책과 경제가 한반도에 존재하는, 무기로 사용될 핵물질의 위험에서 비롯된, 그리고 북코리아 정부의 행동과 정책에서 비롯된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unusual and extraordinary threat)에 계속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이전에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선포한 국가비상상태를 1년 더 연장한다는 것이다. <관보>에 실린 그 내용은, 미국이 북측으로부터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을 받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미국에게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을 안겨주는 나라는 북측만이 아니다. <관보>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수단, 이란, 미얀마,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벨라루스,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민주콩고, 하이티, 쿠웨이트, 레바논, 라이베리아, 리비아, 니카라과, 파나마, 러시아, 시에라리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등이 미국에게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을 안겨주는 나라로 분류되었다. 백악관의 그런 자의적인 분류법을 보면, 미국에게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을 안겨주는 나라로 지목한 대상은, 미국과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나라들, 미국이 통제하기 힘든 나라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과 정면대결을 벌이는 북측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 대통령 비서실이 작성하고 대통령이 서명하여 <관보>에 발표하는 그런 종류의 문서를 읽으면, 여러 나라들이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을 균일하게 미국에 가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위협은 사안별로 위협의 내용이 전혀 다르고 위협의 강도도 다르기 때문에 균일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면 미국에게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은 무엇일까?

백악관이 미국에게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이 무엇인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위관리들이 최근에 꺼내놓은 몇 가지 발언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로벗 게이츠(Robert M. Gates) 국방장관의 뒤를 이어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리언 파네타(Leon E. Panetta)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011년 6월 9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미국의 국가안보위협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그는 “북코리아는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과 국제사회에 점증적이고 직접적인 위협(growing and direct threat)이 되고 있다. 북코리아의 그런 위협은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 그리고 탄도미사일과 우라늄농축 활동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 프로그램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국방장관이 되면 “북코리아의 공격과 협박을 억제하는 데 요구되는 군사역량을 유지하겠다”고 썼다. 또한 그는 “북코리아의 미사일 및 대량파괴무기 프로그램은 역내 동맹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은 북코리아나 이란 같은 나라들이 가하는 제한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2011년 6월 23일 리언 파네타의 뒤를 이어 중앙정보국 국장에 지명된 데이빗 퍼트레이어스(David H. Petraeus)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은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하여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적대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 가운데 핵보유국은 북측밖에 없으므로, 퍼트레이어스의 그 발언은 결국 북측의 핵무기 보유가 미국의 국가안보위협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에 인용한 두 사람의 발언은, 북측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이 미국에게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국가안보위협으로 되었음을 새삼스럽게 재확인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백악관이 대북관계에서 말하는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은 북측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함으로써 생겨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의 고위관리들 가운데 북측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미국이 받고 있는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면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국방부가 2010년 2월 1일에 펴낸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보고서(Ballistic Missile Defense Review Report)는 북측이 앞으로 10년 안에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할 것으로 예견하였는데, 2011년 1월 12일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로벗 게이츠 국방장관은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대륙을 타격할 능력을 5년 안에 갖게 될 것으로 예견하였다. 국방부 보고서가 10년이라고 지적한 뒤 11개월 만에 국방장관이 5년이라고 수정한 것이야말로 그들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북측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도 미국 고위관리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데, 북측 군사문제에 정통하다는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Joshep S. Bermudiz)가 2011년 6월 24일 오스트레일리아의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한 대담이 그들의 공동보조를 보여주는 최근 사례로 꼽힌다. 그는 북측이 “초보적 수준의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미사일에 탑재한 핵탄두가 “실제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는 현재로선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이 보유한 핵탄두는 초보적 수준의 핵탄두이므로 실제 상황에서 과연 폭발할지 모르겠다고 비웃는 식이다.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는 미국의 고위관리들과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에게 적대적인 북측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이 미국에게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으로 되었음은 인정하면서도, 북측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미국을 청동기 시대로 돌려놓을 거대한 전자구름

북측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고위관리들과 군사전문가들의 과소평가를 무색하게 만들 색다른 평가가 최근에 나왔다. 그 색다른 평가는 북측이 3년 전에 실시한 지하핵실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야기는 3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2009년 6월 15일 백악관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세 문장으로 씌여진 짤막한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 전문은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코리아가 2009년 5월 25일 풍계 인근에서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평가한다. 폭발력은 대략 몇 킬로톤급이었다. 그 사건에 대한 분석은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성명은 북측 지하핵실험을 계속 분석한다는 말로 끝맺었으나, 미국은 북측 지하핵실험에 대한 분석결과를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왜 공개하지 않은 것일까?

북측 지하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분석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까닭을 밝혀줄 단서는, 미국 중앙정보국 핵무기 분석관을 역임한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Peter Vincent Pry)가 2011년 6월 23일 <미국의 소리> 기자와 진행한 대담에서 찾을 수 있다. 프라이 박사의 말에 따르면, 북측이 2009년 5월 25일에 실시한 지하핵실험은 3킬로톤급 핵폭발 실험이었다. 당시 미국은 북측이 10-12 킬로톤급 핵폭발 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북측은 그런 예상을 뒤집고 3킬로톤급 핵탄두로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의 발언에 나온 “초보적 수준의 핵탄두”가 바로 미국이 그 당시 예상했던 10-12 킬로톤급 핵탄두인데, 북측은 초보적 수준이 아니라 첨단 수준의 3킬로톤급 소형 핵탄두로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버뮤디즈는 북측의 핵탄두가 초보적 수준이라고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면 10-12 킬로톤급 핵탄두와 3킬로톤급 핵탄두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소형 핵무기보다 중형 핵무기가 파괴력이 더 강하고, 중형 핵무기보다 대형 핵무기가 파괴력이 더 강하므로 핵무기는 폭발력이 클수록 위력적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상식이다. 만일 핵무기의 위력을 재래식 핵공격으로 판단하면 그런 상식이 옳지만, 핵무기의 위력을 재래식 핵공격과 다른 새로운 핵공격으로 판단하면 그런 상식은 맞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핵공격이란 핵무기에 비할 바 없이 파괴력이 더 강한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high-altitude electromagnetic pulse weapon)를 사용한 핵공격을 뜻한다. 우선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에 대한 정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장이 매우 짧은 전자파인 감마선(gamma ray)이 산소원자나 질소원자 등과 충돌하면 원자 외곽에 있는 전자가 분리되는 전리현상(電離現象)이 일어난다. 대기 중에서 전리현상이 일어나면, 전하(電荷)가 거대한 전자구름(electron cloud)을 형성하는데, 전자구름이 지구의 자기장(magnetic field)에 끌려 나선형 운동을 하면서 초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또한 전자가 대기 중의 산소분자와 결합하면 음이온이 생기는데, 이 때 음이온이 양이온과 혼합되어 플라즈마(plasma)를 생성하고, 플라즈마가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이처럼 전자기장에서 방출된 전자기파와 프라즈마가 방출한 전자기파가 지상을 뒤덮어버리는 것이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의 작동원리다.

전자구름을 일으키는 그 첨단무기를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라고 부르는 까닭은, 저고도에서 폭발하는 비핵 전자기파 무기와 구별하기 때문이다.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는 400km 이상 높은 고도에서 핵폭발을 일으키는 2세대 핵무기다.

만일 북미대륙 중앙부에 있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Ohmaha) 상공 400km 높이에서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가 폭발하면, 폭발력과 방사능은 지상에 미치지 않는 대신 거대한 전자구름이 형성되고 그 전자구름에서 강력한 전자기파가 방출된다. 1997년 7월 16일 미국 연방하원 국가안전위원회 청문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전자기파 무기가 북미대륙 중앙부 상공 50km 높이에서 폭발하면 반경 770km에 이르는 지역이 파괴되고, 상공 200km 높이에서 폭발하면 반경 1,600km에 이르는 지역이 파괴되고, 상공 480km 높이에서 폭발하면 반경 2,360km에 이르는 지역이 파괴된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직선거리가 4,140km이므로, 북미대륙 중앙부 상공 480km 높이에서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가 폭발하면 북미대륙이 거대한 전자구름으로 완전히 뒤덮이게 된다.

북미대륙을 뒤덮은 거대한 전자구름은 미국 전역에 산재한 약 5,000개소에 이르는 변전소에서 동시에 전기불꽃(spark)을 일으켜 변전시설을 파괴하고, 미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송전망을 파괴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파괴된 변전소와 송전망을 복구하는 데만 첫 해에 2조 달러를 지출해야 하고, 복구기간은 최단 4년에서 최장 10년이 걸린다. 물론 송전망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송전망에 연결된 통신망과 교통망도 파괴되고, 반도체 전자부품이 내장된 모든 종류의 미사일과 전투기와 항공모함과 전함도 파괴되고,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와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까지 파괴된다. 이것은 미국의 군사력과 산업체계와 도시공간이 전면적으로 파괴되는 것을 뜻한다. 송전망 복구에만 최장 10년이 걸린다고 하니, 군사력과 산업체계와 도시공간을 모두 복구하려면 50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전역은 50년 동안 청동기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 복구기간을 50년으로 추산하는 것은 산술적 계산이므로, 미국이 50년 동안 복구사업을 벌여 21세기 컴퓨터 시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복구할 가능성보다 멸망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국토면적이 좁은 일본에게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필요 없고 중거리미사일에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실어 일본 열도 중앙부에 있는 나고야(名古屋) 상공 45km 높이에서 터뜨리면, 큐슈(九州) 서쪽 끝에 있는 나가사키(長崎)부터 큐슈 북쪽 끝에 있는 아오모리(靑森)까지 일본 열도가 전자구름으로 완전히 뒤덮이게 된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거리측정 기준점으로 삼으면, 그 곳에서 북미대륙 중앙부까지 거리는 9,800km이고, 나고야까지 거리는 1,200km이므로, 북측이 발사한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가 북미대륙 중앙부 상공에 이르는 시간은 30분이고, 나고야 상공에 이르는 시간은 4분밖에 되지 않는다. 북측과 적대관계를 고집해온 일본의 운명은 그 4분에 걸려있는 셈이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것은,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개발하는 기술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소형 핵탄두 제조기술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조기술이 있으면,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는 한국군이 개발 중인 비핵 저고도 전자기파 무기에 비할 바 없이 파괴력이 강해서, 군사전략거점에 설치된 전자기파 방호시설까지 뚫어버리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다.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방어할 방어수단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것은 ‘절대무기’다. 만일 적국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면, 미국은 즉각 핵무기로 반격하여 핵교전이 일어나지만,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면 미국 전역이 완전히 마비상태에 빠져 반격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반격하지 못한다.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에 대한 반격능력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것은 ‘절대무기’다.

위에 나온 프라이 박사의 지적에 따르면, 북측이 2009년 5월 25일 지하핵실험에서 터뜨린 3킬로톤급 소형 핵무기는 25메가톤급 수소폭탄보다 훨씬 더 많은 감마선을 방출하는 초강력 전자기파 무기(super-EMP weapon)였다는 것이다. 그는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초강력 전자기파 무기라고 불렀다.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의문이 풀린다. 미국은 3년 전 북측이 3킬로톤급 소형 핵무기로 실시한 지하핵실험을 정밀분석한 결과, 북측이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보유하였음을 알고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혔고, 그런 까닭에 북측 지하핵실험에 대한 분석결과를 끝내 공개하지 못했던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북측이 2009년 5월 25일 지하핵실험을 실시하기 30일 전인 2009년 4월 5일에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은하 2호를 쏘아올렸다는 사실이다. 북측이 이처럼 우주발사체 발사와 지하핵실험을 한 달 간격을 두고 연속 진행한 것은, 3킬로톤급 소형 핵탄두를 개량한 2세대 핵탄두인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실어 북미대륙 상공 높은 데로 쏘아올릴 능력을 실물로 입증한 것이다.

이란에 대한 위구심, 북측에 대한 공포심

2011년 6월 15일 이란의 <이슬람공화국 통신사(Islamic Republic News Agency)>가 놀라운 소식을 전하였다. 이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종교적 숭배자 이맘 알리 이븐 아부탈레브(Imam Ali ibn Abu-Taleb) 탄생일을 맞은 그 날 저녁, 이란우주항공기구(IAO)가 자체로 제작한 인공위성 라사드(Rasad)를 쏘아올려 지구궤도에 진입시켰다는 소식이었다. 라사드는 이란우주항공기구가 2009년 2월 2일에 쏘아올린 인공위성 오미드(Omid) 1호, 2010년 2월 3일에 쏘아올린 오미드 2호에 이어 세 번째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이다. 무게가 15.3kg밖에 되지 않는 초소형 인공위성 라사드는 지상에서 260km 떨어진 저궤도에서 비행하며 지구를 24시간에 15바퀴씩 돈다. 인공위성 라사드를 지구궤도로 실어나른 2단형 우주발사체는 길이가 22m이고, 지름이 1.25m인데, 무게 26t 짜리 사피르(Safir) 2호 로켓을 1단 추진체로 사용하였다.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는 2008년 2월 4일 인공위성이 아닌 대용물을 카보쉬가르(Kavoshgar) 1호에 실어 쏘아올린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당시 이란은 인공위성을 아직 제작하지 못해 대용물을 3단형 우주발사체에 실어 발사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이란은 실패를 교훈 삼아 3단형 우주발사체 발사를 그만두고, 오미드 1호, 오미드 2호, 라사드를 각각 2단형 우주발사체에 실어 쏘아올렸다. 이란이 2010년에 제작한 최신형 우주발사체는 페르시아말로 불사조라는 뜻인 시모그(Simorgh)인데, 길이가 27m이고, 무게는 85t이며, 100kg 짜리 인공위성을 500km 상공으로 쏘아올릴 수 있다고 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는 능력이 있는 나라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작기술도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이란이 우주발사체를 몇 차례 쏘아올린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제작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란의 우주발사체가 미국의 국가안보위협으로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미국은 이란이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위구심을 품고 있다. 아래 사실들이 그러한 위구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전자기파 공격 위협 평가위원회 윌리엄 그레이엄(William Graham) 의장은 최근 연방의회 청문회 발언에서 이란이 3년 전에 실시한 미사일 발사(2009년 2월 2일 인공위성 오미드 1호를 발사한 것을 뜻함-옮긴이)가 대기권 높은 상공에서 폭발하도록 고안된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쏘아올리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 연방하원 의장을 지낸 뉴트 깅그리취(Newt Gingrich)는 2009년 3월 30일 <뉴스맥스(Newsmax)>에 발표한 자신의 글 ‘핵무기 한 방에 미국이 망한다(A Single Nuke Could Destroy America)’에서 2009년 2월 3일 이란이 자국산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인공위성을 로켓에 실어 지구궤도로 발사하는 능력은 지구 위 어느 곳이든지 45분 안에 핵탄두를 투하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한 핵탄두 한 발이 전자기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우 미국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재앙은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대재앙이라고 경고하였다. 깅그리취의 경고발언은 이란이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을까 하는 위구심을 느끼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이란은 무게가 가벼운 초소형 인공위성을 저궤도에 쏘아올리기는 하였으나, 북미대륙 중앙부까지 날아갈 3단형 우주발사체를 아직 보유하지 못했고, 더욱이 핵무기도 보유하지 못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 뒤에 다시 그것을 소형 핵탄두로 개량하는 고도의 기술까지 개발하고, 3년 전에 발사하였으나 실패한 3단형 우주발사체 기술을 완성하려면 앞으로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할 것이다. 이란의 <파즈 통신사(Fars News Agency)> 2011년 6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러시와와 인공위성 제작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이것은 이란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아 우주항공분야의 기술수준을 더 높이려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아직 보유하지 못한 이란에 대해 미국이 위구심을 느끼고 있다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북측에 대해 미국이 느끼는 것은 위구심을 넘어선 공포심이라 할 수 있다.

컬스턴 국가정보관의 발언은 무슨 뜻일까?

미국의 대북 공포심에 대해 최근 공개적으로 언급한 미국 고위관리는, 백악관 국가정보국장실 코리아 담당 국가정보관(National Intelligence Manager for Korea) 레이먼드 컬스턴(Raymond Colston)이다.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국방정보국(DIA) 아시아태평양 분석실에서 동북아시아 방어정보 책임분석관으로 일하였으므로, 북측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얼마 전에 연방의회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문제 토론회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북측의 미사일 위협은 “미국이 40여 년 전 소련으로부터 받았던 선제타격위협과 매우 다르다. 북측이 선제타격능력을 지닌 (미사일)체계를 세우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그런 것은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하게도, 북측은 미국을 타격할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고, 그 미사일에는 핵무기가 장착될 것이다.”

위의 발언은 매우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북측이 1세대 핵무기를 뛰어넘어 2세대 핵무기를 보유하였다는 최신 정보를 알면, 위의 발언이 무슨 뜻인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컬스턴이 말한 옛 소련의 선제타격위협은, 메가톤급 1세대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였음을 뜻한다. 그런데 지금 북측은 옛 소련의 오래 된 핵전략을 모방해서 메가톤급 1세대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컬스턴 국가정보관이 지적한 것처럼, 그런 식의 위협은 미국의 관심사가 되지 못한다. 미국의 국가안보위협은, 킬로톤급 2세대 핵탄두인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탑재한 북측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위에 나온 로벗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찬가지로 컬스턴 국가정보관도 북측이 이미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다는 사실을 감추고,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처럼 둘러댔다. 이것은 미국 군부의 정보공개원칙에 따라 공개발언수위를 낮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수위를 낮춘 공개발언 뒤에는 미국이 느끼는 국가안보위협이 엄연한 현실로 존재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출판된 번역서 <한국전쟁 일기>에서 밝혀진 것처럼, 조지 스트레잇마이어(George E. Stratemeyer) 극동공군사령관이 6.25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1950년 9월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는데, 그처럼 60년 전에는 미국이 북측에게 일방적으로 핵위협을 가하였다. 미국은 지금도 여전히 북측에게 핵우산을 겨누고 있다. 그러나 북측이 2009년에 은하 2호를 쏘아올리고 지하핵실험을 실시하여 고고도 전자기파 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음을 입증한 사변 이후 한반도 군사상황은 질적으로 변화되었다. 미국이 북측에게 가해오는 기존의 안보위협보다 북측이 미국에게 가하는 새로운 안보위협이 훨씬 더 크고 심각해진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미국이 3년 전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숨기는 것은, 북측의 대미군사전략이 미국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으로 등장하였음을 숨기는 것이다. 오바마 집권 이후,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2009년 은하 2호 발사와 지하핵실험 실시 직후부터 미국이 북침전쟁연습을 이전보다 더 강화하면서 대북 대화통로를 전면 차단해버린 것은, 미국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미국이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북침전쟁연습을 더 강화하고 있으므로, 2009년의 대변화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2009년 이후에 실시되는 미국군의 북침전쟁연습이 미국의 몸부림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북침전쟁연습을 강화하는 미국의 몸부림은 북미관계에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를 푸는 방도가 결코 아니며, 되레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어 백악관을 궁지에 빠뜨리는 불의의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 해에 일어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만 보더라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이 북미관계에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를 푸는 유일하고, 합리적인 방도는 북침전쟁연습을 강화하는 몸부림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완전히 끝내고 주한미국군을 철군하는 것이다. 종전과 철군은 북측과 미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평화의 길이며, 더욱이 미국에게는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에서 벗어나는 국가생존의 길이다. 2011년 1월 12일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로벗 게이츠 국방장관이 앞으로 5년 안에 북측이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 의미심장한 발언이 암시한 것은, 미국이 5년 안에, 다시 말해서 차기 정권 기간에 국가안보위협에서 벗어나는 국가생존의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미국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택은 한반도에서 종전과 철군을 5년 안에 실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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