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부터 30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신영순 미국 장로교 선교사는 2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장애자보호연맹 관계자는 북한이 6월 18일을 조선장애자의 날로 제정해 공포했고, 올해 평안남도 성천농아학교에서 첫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2003년 6월 18일 총 6장 54조로 구성된 ‘북한 장애자보호법’을 제정했으며, 이날을 기념해 장애자의 날을 정한 것.
재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일 조선장애자보호연맹 관계자를 인용 “지난 시기 ‘장애자의 날’은 각 도별로 운영되었다”면서 “‘장애자의 날’을 전국적 범위에서 통일적으로 기념하게 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조선 장애자의 날'이 2004년 제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에는 1999년 말 기준으로 약 76만3천여명의 장애인이 있고, 1959년 9월 2일 전국적으로 농아학교 8곳과 맹아학교 3곳 등 11개 특수학교를 일제히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신영순 선교사는 “지난해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행사가 처음으로 평양에서 개최됐고, 북한 방송에도 소개됐다”며 “장애인들의 예술공연이 있었고, 국제기구와 EU 대사관 관계자 등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광저우 아시아장애인게임에 ‘인민체육인’ 리분희 전 탁구선수와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김문철 부위원장 등 6명의 북한 대표단이 ‘옵저버’ 자격으로 참관하기도 했다. 1991년 자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여자 단체전 우승 주역인 리분희 선수는 큰 아들이 뇌성마비를 앓고 있으며, 조선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총감독이자 탁구 코치를 겸하고 있다.
조선장애자보호연맹(KFPD)은 1998년 7월 비정부단체인 조선불구자지원협회로 출발해 2005년 7월 조선장애자보호연맹으로 개편 확대됐다.
신영순 선교사는 “이번 방북 기간 중 지난달 25일 평양 대동강 구역 문흥2동에 있는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사무소 안에 ‘민족 장애인.원아 지원 협력사무소’를 개소하고 현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현판식에는 김문철 부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사무소는 신영순 선교사가 대표를 맞고 북측 조선장애자보호연맹 관계자가 사무국장을 맡아 상시 운영된다.
신 선교사는 “남과 북, 해외에서의 대북 장애인 지원 창구 역할은 물론, 장애인들의 교육과 직업개발, 프로그램 개발 등 협력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아직 착공식을 갖지 못한 장애인종합복지관인 ‘장애인종합회복센터’ 건립도 이 사무소에서 책임지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순 선교사의 이번 방북에는 미국장로교 총회장을 역임한 이승만 목사 등 모두 9명의 해외동포가 함께 했으며, 장애인자립자활센터인 평양 ‘보통강 종합편의’를 비롯해 강원도원산농아학교, 사리원애육원 등을 방문해 휠체어 100대와 강냉이 200톤 등 12만여 달러 상당의 지원물자를 전달했다.
신 선교사는 “단순히 장애인과 고아들에 대한 지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남북 간에 수화와 점자도 다른 상황에서 장애인 복지 문제를 미리 연구하고 준비하는 것이 통일에 대비하는 일”이라며 “동포끼리 어려울 때 돕고 동질성을 찾는 것이 민족의 미래와 건강한 통일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이 10여년 전부터 장애인 복지와 지원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고, 대외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며 “남과 북, 해외가 북한 장애인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보,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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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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