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을 방문한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는 8일 건국대 강연에서 "(북한이) 지금처럼 식량난을 노골화 한 적이 없다"며 대북 식량지원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8일 방한한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는 "(북한이) 지금처럼 식량난을 노골화 한 적은 없었다"며 대북 식량지원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건국대학교 산학협동관에서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이 주최한 석학초청강연회 '재미학자로서 나의 삶과 분단, 통일' 주제의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한식 교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 것이 식량"이라며 "많이 왔다갔다 했지만 지금처럼 식량난 노골화는 없었다"며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을 알렸다.

박 교수는 "(북한은) 국내 생산이 잘 안된다. 더구나 비료도 없고 농토도 나쁘다. 게다가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다 수입해야한다"며 "그런데 수입 못하게 정치적으로 되어 있다. 할 재간이 없다"면서 대북 식량지원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 비판했다.

박한식 교수는 "(북한에 갔다가) 들어온 지 20여 시간밖에 안되는데 중요한 사람들 만나봤다. 그런데 '북한 식량난 꾀병이다. 저장해두고 내년 김일성 탄생 100년 기념일 하려고 한다. 조작이다'라고 한다. 안주면 안주지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는 "절대 그런 것 아니다. 식량 없다.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안주면 좋은데 다른 나라도 식량주지 말라고 말려서 되겠느냐"며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이렇고 저렇고 해도 우리 민족, 이웃이 굶어죽는데 가만둬야 하는가. 조금 주면서 떠벌리는 것은 미덕도 아니다. 주지도 않고. 정치가 삭막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미국보다 더 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분배 투명성 원칙 고수에 대해 "따라다니면서 투명성 하자는 것이냐. 쌀을 만톤 주고 투명성 찾을 수도 없다"며 "25만톤, 50만톤 주고 나서 한 달쯤 있다가 시골에 가보자. 사람들한테 배급이 나아졌는지 물어봐라. 이런 식의 조사는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분배조사) 하라고 했다. 유엔식량기구, 한국에게 다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한식 교수는 한국정부가 고수하는 '선 사과 후 대화' 원칙과 관련해 북한 핵심 인사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핵심인사가 누구인지는 함구했다.

박 교수는 북한 인사에게 "천안함 사과 안하면 곤란할 텐데"라고 하자 핵심인사는 "우리가 하지도 않았는데 어찌 사과하는가"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그는 더 나아가 "요새(지금) 사과 안해도 되니까 오래 있다가 사과하고 덮어주자"고 말하자 해당 인사는 "우리는 백년, 천년, 만년이 되도 안했는 걸 왜 사과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박한식 교수는 "미국에는 케네디 대통령 죽인 정설이 없다. 시나리오만 많다"며 "이것도 마찬가지다. 불행히도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을 수 있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박 교수는 리비아 사태에 대해 북한 인사가 "우리대로 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텐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관련 교수들과 학생 등 1백여명이 참석 관심을 보였다. 또한 내외신 기자 십여명이 참석, 최근 북한을 다녀온 박한식 교수의 발언에 집중했으나 대부분 알려진 내용이어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박한식 교수는 국제문제연구소(GLOBIS) 소장을 맡고 있으며, 그 동안 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한 재미 한인 정치학자이다.

▲8일 오후 건국대에서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이 주최한 석학초청강연회 '재미학자로서 나의 삶과 분단, 통일' 주제의 박한식 교수 강연회가 열렸다. 사진은 강연 뒤 학계 인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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