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을 폭침시켰다고 발표한 '1번 어뢰' 추진체에서 붉은 멍게로 추정되는 생명체가 발견됐다. [사진제공 - 서프라이즈 가을밤]
천안함 사건 1주년을 맞아 의혹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결정적 증거물이라고 내놓은 ‘1번 어뢰’ 추진체 내부에서 가리비에 이어 붉은 멍게로 추정되는 생물체가 발견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일명 ‘비단 멍게’로도 불리는 붉은 멍게는 동해의 수심 20~100m 바다에 서식하고 있지만 서해에는 서식하지 않는 종이어서 서해에서 건져낸 어뢰 추진체에서 어떻게 붉은 멍게가 발견될 수 있는지 정부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은 23일 지난해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던 어뢰 추진체를 촬영한 미공개 사진을 공개하고 “동해에만 살고 있는 붉은 멍게가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이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침몰 원인과 무관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신 전 위원이 이날 공개한 3장의 사진은 ‘가을밤’(닉네임)이라는 블로거가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어뢰 추진체를 지난해 11월 7일 촬영한 것으로, 사진을 확대해 분석한 결과 어뢰 추진체의 뒤쪽 스크루 모서리에 붙어 있는 지름 0.8mm 가량의 붉은 생물체가 확인됐다.

한 붉은 멍게 양식업자는 “이 생물체는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로, 유생상태로 헤엄쳐 다니다가 갓 고착된 상태로 보인다”며 “크기와 상태로 보아서 (붉은 멍게의 산란기인) 11월경에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지만 군이 이 어뢰 추진체를 인양한 것은 5월 15일이다.

▲ 실처럼 보이는 것이 붉은 멍게의 섭이활동 기관. [사진제공 - 서프라이즈 가을밤]
그는 “사진에 가느다란 실처럼 나타난 것은 붉은 멍게가 플랑크톤 등 먹이를 섭취하게 위해 섭이활동을 하기 위한 기관으로, 이런 것은 붉은 멍게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수산대학의 한 교수도 “사진에 찍힌 것은 어린 붉은 멍게가 확실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전 위원은 이번에 붉은 멍게 유생을 공개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 “붉은 멍게 유생 사진은 작년 가리비 논란이 있을 당시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며 “천안함 재판과정에서 공개하려고 하였으나 천안함 1주기를 맞아 일부 언론들이 사실관계를 지나치게 왜곡하고 있어 진실의 일부를 국민들께 알리기 위하여 공개하게 되었으며 향후 추이를 보아 또 다른 종류의 해양생물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번 어뢰' 추진체 내부에서 백색 침전물이 붙은 가리비가 발견된데 이어,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가 추가로 확인됨으로써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상철 전 위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이같은 사실을 공개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언론에 알려왔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