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140년만의 강진이자 전 세계 지진 관측 역사상 네 번째로 강한 지진이라고 합니다. 이어 최고 10m 높이의 강력한 쓰나미가 해안지대를 덮쳤습니다. 여러 보도와 영상들을 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입니다. 지진의 나라 일본이지만, 그래서 이제까지 비교적 대처를 잘 해왔지만 이번 지진은 인간 극복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천재지변을 당한 것입니다.

인적 물적 피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산업시설, 주택, 도로 등의 손실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막대합니다. 쓰나미로 사라진 마을도 있고 주민 1만 명 이상이 실종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진과 해일에 따른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실종자 수를 감안하면 사망자수가 최대 3~4만 명에 이를 거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관동대지진 이후 사상 최악의 재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원자력발전소도 폭발해 그 잠재적 피해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어느 나라보다 일본의 대참사를 바라보는 우리 민족의 마음이 착잡할 것입니다. 일본은 우리 민족과 식민지 강점의 역사가 있으며, 아직 그 과거사가 말끔히 해결되고 있지 못합니다. 현재에도 남한과는 껄끄러운 관계에 있으며 특히 북한과는 관계 정상화나 식민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32개 단체들이 15일 성명을 발표해, 일본 국민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아울러 북한 적십자회가 14일 일본 적십자사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시의적절합니다.

일본의 불행은 우리 민족에게도 불행입니다. 일본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 경제도 어려워진다거나 역으로 일본 산업이 폭삭했기에 우리에게 기회라는 식의 호불호 차원의 경제적 이유에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일본이 입은 피해는 단위 국가적 차원이 아닌 인류적 차원의 재앙입니다. 이 같은 참사 앞에서는 국경을 따지거나 과거를 물을 수 없습니다. 일본이 참사를 극복하고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국가와 경제가 안정되고 이어 외교관계도 정상화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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