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양방송은 지난 15일 제55차 유엔총회에서 한 리형철(李亨哲)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의 기조연설을 상세히 보도했다.

▲남북관계 리 대사는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공동선언의 발표는 민족의 자주적 통일위업 실현에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은 역사적인 이정표가 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에서 민족 자주와 통일의 기운이 높아가고 있는데 대해 언급하면서 이것은 자주정치의 빛나는 결실이고 뜨거운 민족애와 통일열망이 가져온 고귀한 성과 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서 열리고 있는 전환적 국면은 세계적 의의를 가지는 긍정적 사태발전이라며 남북관계의 개선과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현 국면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의 견지에서도 소중히 여겨야 할 과정이므로 유관국들은 이를 저해하지 말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관계 리 대사는 미국이 북의 미사일 위협이라는 허구를 만들어내 전역미사일방위와 국가미사일방위 체계수립에 명분을 세우려는 것은 그 허황성과 위험성 때문에 전세계적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북의 미사일계획은 철두철미 평화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미간에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신뢰가 조성되면 양국간의 우려사항을 풀기 위한 방도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이 밀레니엄 유엔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북 적대시정책의 산물이라면서 미국이 자기의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보장한데 대해 유의하며 북과의 적대관계를 영구화할 아무런 이유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한데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이러한 입장이 실천 행동으로 구체화된다면 북한은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일본관계 리 대사는 일본이 우리 나라에 대한 과거 청산을 계속 회피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향방에 대한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기본요인이 되고 있다며 언제든지 일본이 성실한 과거청산으로 자국의 미래를 찾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느냐 또는 평화애호적인 나라가 되느냐는 아시아 특히 이웃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엔문제 리 대사는 한반도에서 남북공동선언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상항에서 북.미 및 북.일간 적대관계만 해소되면 동북아에 새로운 건전한 국제관계가 수립될 것이라며 이러한 고무적 과정에 부합되도록 유엔도 냉전의 유물인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강구해 응당한 기여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세기를 자주화하고 평화로운 번영의 세계로 만들기 위한 국제관계와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것이 유엔 역할의 중핵으로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유엔헌장에 대한 도전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인도주의 간섭과 군축 특히 핵군축을 위한 유엔의 역할, 인권문제를 정치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함께 유엔의 구조를 민주주의적으로 개혁하며 지난시기 강권과 전횡에 의해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배치되게 잘못 취급한 문제를 바로 잡는 것으로 유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북한은 자주.평화.친선의 대외정책 이념을 일관하게 견지함으로써 유엔이 새세기의 지향과 요구에 부합되게 자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성원국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외내 정책 이 대사는 북한정부가 자주성을 생명으로 간주하고 모든 대내외 정책과 노선도 철두철미 자주로 관통돼 있다면서 이러한 자주정책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위업 실현에서 커다란 생활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의 자주권이 유린되면 민족의 존엄을 지킬 수 없고 사회경제적 발전도 이룩할 수 없다면서 모든 나라의 자주권이 존중될 때 비로소 지구상에는 진정한 평화가 깃들고 번영이 이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2000/09/18)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