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중인 가운데, 26일 오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모처럼 마련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의 분위기를 적극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화 분위기 조성에 가세했다.

담화는 "지금 조선반도에는 우리(북한)의 진지한 노력에 의하여 전쟁접경에로 치닫던 정세를 완화시키고 비핵화 과정을 재개할 수 있는 일련의 가능성들이 조성되고 있"으나 "긴장격화와 대결을 통하여 자기의 이기적 목적만을 추구하려는 세력의 대화 방해책동도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이같이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담화는 특히 "일방적인 전제조건들을 내세우거나 여러 대화들의 순서를 인위적으로 정해놓으려는 주장들을 경계하여야 한다"면서 "여러 갈래의 대화들이 그에 합당한 의제를 취급하도록 하며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뒤로 미루는 원칙에서 얽힌 매듭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진정한 대화 자세"라고 했다.

이와 함께 남측이 요구하는 '비핵화 진정성 확인을 위한 대화'에 대해서는 "조선반도 핵문제는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전쟁 위협과 적대시정책으로 말미암아 산생된 문제로서 그 근원을 제거할 수 있는 대화방식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북.미대화 중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 "조선반도에서 조미, 북남 사이의 적대관계가 지속되는 한 어느 일방의 행동은 타방에 도발로 비쳐지기 마련"이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신뢰를 조성해 나감으로써 서로 도발로 간주되는 행동들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며 우리는 그 실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이날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여러 쟁점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요구를 강하게 비판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용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는 평이다.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1.26)>

지금 조선반도에는 우리의 진지한 노력에 의하여 전쟁 접경에로 치닫던 정세를 완화시키고 비핵화 과정을 재개할 수 있는 일련의 가능성들이 조성되고 있다. 주변나라들 속에서도 이를 장려하고 추동하는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것은 오늘 국제사회의 공통된 지향으로, 시대의 절박한 요구로 되고 있다.

그러나 긴장 격화와 대결을 통하여 자기의 이기적 목적만을 추구하려는 세력의 대화 방해책동도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반세기 이상 불안정한 정전상태가 지속되어 적대관계들이 2중3중으로 얽혀있는 조선반도에서 긴장 격화의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서는 모처럼 마련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의 분위기를 적극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방적인 전제조건들을 내세우거나 여러 대화의 순서를 인위적으로 정해놓으려는 주장들을 경계하여야 한다. 여러 갈래의 대화들이 그에 합당한 의제를 취급하도록 하며 공통점은 찾고 차이점은 뒤로 미루는 원칙에서 얽힌 매듭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진정한 대화 자세이다.

조선반도 핵문제는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전쟁 위협과 적대시정책으로 말미암아 산생된 문제로서 그 근원을 제거할 수 있는 대화방식이 필수적이다.

전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평등의 정신과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9.19공동성명을 전면적으로 이행해나갈 우리의 의지에도 변함이 없다.

조선반도에서 조미, 북남 사이의 적대관계가 지속되는 한 어느 일방의 행동은 타방에 도발로 비춰지기 마련이다.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신뢰를 조성해나감으로써 서로 도발로 간주되는 행동들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며 우리는 그 실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용의가 있다.

정세의 완화이냐 아니면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냐 하는 기로에 놓여 있는 조선반도의 현 상황은 유관국들로 하여금 그 어느 때보다도 대국적 안목과 시대적 사명감을 지니고 대화의기회를 틀어쥐는 용단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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