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새해를 맞았다. 아무래도 올해 최대 과제는 남북관계일 성싶다. 지난해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기억해보면 올해 남북관계의 향방은 더욱 절실하다. 이런 점에서 연초에 남북이 내놓는 신년사는 주목된다. 북측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일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에 신년공동사설을 실었다. 외부와의 접촉이 드문 북측의 경우, 신년공동사설은 북측의 한 해 정책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다. 편의상 이 신년공동사설을 ‘북측 신년사’라 칭하자. 그리고 남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신년특별연설을 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일 “2011년 신묘년 희망의 새아침이 밝았습니다”로 시작하는 의례적인 신년사를 발표했으나 이는 내용이 짧고 부실하므로, 3일 신년특별연설을 역시 편의상 ‘남측 신년사’라 하자. 이 두 남북 신년사에 나타난 남북관계 내용만을 검토해 보자.

북측은 신년사에서 “21세기의 새로운 10년대는 민족분열의 비극을 끝장내야 할 희망의 년대, 통일과 번영의 년대”라면서 “오늘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조국통일보다 더 사활적인 과업은 없다”고 강조한다. 이어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려나가야 한다”면서 △남북 간 대결상태 해소 △한반도 전쟁 위험 해소 및 평화 수호 △대화와 협력사업 추진 등 세 가지를 제시한다. 아울러 “북남공동선언은 온 겨레가 변함없이 높이 들고나가야 할 자주통일의 기치이며 민족번영의 이정표”이며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이 북남공동선언과 그 기본정신인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을 조국통일운동의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철저히 구현해나가는 여기에 우리 민족의 밝은 전도가 있다”면서 남북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이념을 강조한다.

남측 신년사는 지난해 북측의 ‘연평도 도발’을 지적하고는 “북이 감히 도발을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확고한 억지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이제부터는 튼튼한 안보에 토대를 둔 평화 정책과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면서 나아가 “북한 동포들을 자유와 번영의 장정에 동참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북 정권-공민(주민) 분리를 시도한다. 계속해서 신년사는 “북한은 깨달아야 한다”고 훈계하고는, 군사적 모험주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또한 북한의 핵 개발은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에 큰 위협이기에 북측이 “핵과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러면서 맨 마지막에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다.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다”고 돌변하고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 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생색낸다.

북측 신년사는 다소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전망을 담고 있다. 남북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대한 강조는 상투적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들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때 남북이 합의한 것들이다. 특히 ‘남북 간 대결상태 해소’는 이번 북측 신년사의 꽃이다. 지난해 불상사 요소를 올해는 제거하자는 것이다. 총괄적으로 보면 조국통일을 위해 올해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쯤이면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남측 신년사는 시종일관 북에 대해 비난과 훈계, 조건부 일색이다. 그래도 신년사라면 덕담 수준은 되어야 하는데 ‘북 정권-공민 분리’, ‘핵과 군사적 모험주의 포기’라는 위협과 비난 위주다. 그나마 끝에서 ‘평화의 길’, ‘대화의 문’ 운운하는데 좀 생뚱맞다. 결국 남측 신년사는 대북 비난과 대북 대화라는 이중성이 충돌해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지 않다. 아마 북측은 남측의 진정성에 대해 궁금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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