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남측이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강행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20일 “연평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이 12월 20일 14시 30분 시작되어 16시 4분 부로 종료되었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군이 사격훈련을 하던 그 시간에 연평도 인근은 짙은 안개로 바로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시거리가 짧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소에는 이 정도면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격훈련을 강행했다는 것은 이 정부의 강인한 전의(戰意)를 확인해줍니다.

하기야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하기까지 남측 당국은 막무가내였습니다. 남측 당국은 이 훈련은 “오래전부터 실시해온 통상적이고 정당한 방어적인 훈련”이라면서, 지난달 23일 마무리하지 못한 2,000여발의 실탄 사격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이유를 대도 이 사격훈련은 국제문제화가 되면서 분쟁의 불씨로 되었습니다. 게다가 연평도 포격전의 근본문제인 북방한계선(NLL)은 여전히 논란거리에 있습니다. 남측은 북측더러 벼랑 끝 전술을 쓰고, 비정상적인 판단을 내린다고 매번 비판해 왔으나, 이번에는 남측이 국제사회의 회유를 뿌리치고 벼랑 끝 전술을 쓰고, 비정상적인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왠지 불안합니다. 남측의 이번 사격훈련 강행으로 남긴 ‘불씨’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북측이 대응 사격을 안 하면 안 할수록 불안해집니다. ‘빈말하지 않는다’는 북측의 언명이 자꾸 뒷머리를 끌어당깁니다. 북측은 이미 “연평도 포사격을 끝끝내 강행하는 경우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 “조선반도에 초래되는 모든 극단사태와 그 후과(나쁜 결과)에 대하여 철저히 미국과 계산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남측은 결국 할 것은 다 했습니다. 이랬다고 북측의 ‘도발 의지’가 꺾인 것일까요? 이렇다고 북방한계선이 지켜지는 것일까요? 승전가를 불러야 할까요? 이젠 북측이 반격할 차례이고, 남측이 방어할 차례입니다. 상황이 완전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측은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타격을 준비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북측은 다리를 뻗고 자게 됐고, 남측은 불면의 밤을 지새게 되었습니다. 연평도 포격전은 아직 진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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