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전 이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부산합니다. 그 중심에 미국과 중국이 있습니다. 두 나라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미-중은 북한과 함께 한반도 정전협정의 실질적인 당사자입니다.

먼저, 중국의 움직임이 일관합니다. 중국은 연평도 포격전 직후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발빠르게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중국은 괘념치 않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지난 9일 방북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자 긴급협의에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자, 한반도 정세가 아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움직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연평도 포격전이 나자 항공모함을 한반도 서해로 보낸 데 이어 워싱턴으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을 불렀습니다. 어쨌든 한반도 위기 상황에 관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14∼17일 중국을 방문하며, 그리고 ‘북한통’인 뉴멕시코 주지사 빌 리처드슨이 16일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내년 1월에는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습니다.

미국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모종의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전으로 인해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와 정전협정 문제에 더 이상 팔짱을 끼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일까요? 아무튼 늦었더라도 미국이 바삐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한 조짐입니다. 미국은 그래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 하는데 한국은 그것도 안 하고 있으니 참 딱한 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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