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민족화해의 소식을 전해온 통일뉴스가 창간 10주년을 맞이합니다. 통일뉴스는 6.15공동선언의 산물(産物)입니다. 그러기에 통일뉴스는 태생적으로 민족화해의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요 2,3년간 통일뉴스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으니, 민족화해의 소식은커녕 민족갈등과 민족대결의 소식만을 전해왔기 때문입니다.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통일뉴스가 창간 때부터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내세웠지만 민족화해의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책무를 통감합니다. 그나마 가장 깊은 어둠 직후에 여명이 밝아오듯, 가장 커다난 민족갈등 이후에 반드시 민족화해의 시기가 올 것이라 믿고자 합니다. 최근 북측의 강력한 대남 유화공세는 회피할 수 없는 남북관계 개선의 징후로도 보입니다.

지난 10년간을 돌이켜 보면 숱한 일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의미 있는 일 중의 하나는 통일뉴스가 매년 매시기마다 남북공동행사를 빠짐없이 취재해 온 것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북측 조선륙일오편집사와 기사 제휴를 맺고, 마침내 수 차례에 걸쳐 단독 방북 취재도 성사시켰습니다. 통일뉴스는 동시대에 북측 언론사와 형제적 관계로 연대해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통일의 역사가 단절될 수 없듯이 통일언론의 역사도 단락될 수 없습니다. 지난 시기 통일뉴스는 박정희 권력에 의해 1961년에 강제 폐간된 민족일보의 얼을 이어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통일언론의 전통을 계승하는 일이자 통일운동 노투사들에 대한 존경과 예의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통일뉴스는 역사적으로 동지적 관계로서 민족일보의 뜻을 펼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날 통일뉴스가 수평적으로는 북측 언론과 연대하고 수직적으로는 민족일보의 얼을 잇고자 하는 좌표에서 이제 새로운 10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이 땅의 통일영역은 협소했고 통일언론은 불모(不毛)였습니다. 통일뉴스의 지난 10년의 역사는 척박한 통일언론의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면서 한국사회의 통일영역에서 시민권을 획득해온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통일뉴스는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면서 한국사회와 민족적 차원에서 통일의 발언권을 갖고자 합니다. 통일뉴스가 한국사회에서 통일의 발언권을 갖는다는 것은 곧 통일문제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통일뉴스가 한국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최근 남북관계의 현실을 보면 명확해집니다.

지난 시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표현되는 남북관계는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그런데 3년 전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딱 막혀버렸습니다.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 아울러 발전된 남북관계가 역진(逆進)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영향력 있는 통일언론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오늘의 통일뉴스 10년에는 펜과 정신과 돈으로 또는 말로라도 후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해준 숱한 은인(恩人)들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분들의 뜻을 모아 통일뉴스가 새십년에는 민족화해의 소식을 넘어 민족공조의 소식을 전하고, 또한 통일영역의 시민권 획득을 넘어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2 창간의 기치를 높이 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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